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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그것이 알고 싶다' 살인 용의자 신명호는 어디있을까.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03년 발생한 제천 토막살인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지난 2003년 3월 제천의 한 농경지에서는 토막난 채 파묻힌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다른 곳에서 여성을 살해한 뒤 땅에 묻은 것으로 봤다.

시신에 남아 있는 지문으로 확인한 이 여성의 신분은 2003년 2월 3일 서울에서 가출 신고가 돼 있던 50대 구은희 씨(가명)였다. 시신 처리 방법은 허술하지만 범행 은폐 방법은 치밀했다.

구은희가 사용하던 전화기에는 골프동호회 총무의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었다. 골프동호회 총무 최 모 씨는 전화를 걸어온 구은희의 오빠에게 구 씨를 모른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 모씨는 구 씨와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최 씨와 연락을 시도했다. 겨우 연락이 닿은 최 씨는 "골프채를 잡아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누군가 최 씨의 신분을 도용해 지냈던 것. 전화번호는 최 씨의 이름을 쓰고 있는 김모씨의 명의로 돼 있었다. 김씨의 카드 사용 내역에는 흉기로 쓸만한 물건들을 구매한 내용이 발견됐다.

하지만 제작진 확인 결과 이마저도 도용된 신분이었다. 베트남에서 제작진과 만난 이 씨는 "한국에 2년이나 3년에 한번 들어가고 4, 5일 밖에 안 들어간다"며 "가끔 내가 그 호텔에 가지도 않았는데 VIP카드가 나오거나 한다"고 전했다.

경찰이 확인한 범인의 가명은 최소 4개였다. 신분증과 의료보험증, 차량, 전화번호, 통장까지 모두 타인의 명의로 사용했다. 얼굴은 밝혀졌지만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용의자는 최씨, 김씨 등 신분 도용 피해자들의 부인들과 내연 관계로 지내면서 정보를 얻어 신분 위조를 한 것이었다.

제작진은 최근에도 비슷한 수법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제보를 통해 용의자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했다. 확인 끝에 용의자의 진짜 신분은 사기 전과 11범 신명호였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신분을 도용해 수사망에서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용의자가 살인사건 당시 자신의 신분이 탄로 날 수 있는 위험을 느끼고 피해자를 죽였다고 추정했다. 또한 다시 그러한 위험에 처하면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제작진은 용의자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봤다는 제보를 확인했다. 제작진이 제보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그는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동일인물로 밝혀졌다. 그는 여전히 5명 가량의 신분을 도용해 살고 있었다.

/이상은 인턴기자 ls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