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노인의료 강화 목적
덕적도 수억 들여 설치 불구
기간제 채용 계약방식 기피
전문치료사 못구해 '발동동'


인천 옹진군 덕적도 보건진료소에 물리치료실이 설치됐지만 정작 이를 운영할 인력이 없어 수개월째 개점휴업 중이다.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 탓에 매번 의료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옹진군이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옹진군은 지난해 11월 덕적면 진리보건지소에 예산 2억7천만원을 투입해 물리치료실을 설치했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섬 지역 주민들의 근골격계 질환 등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의료시설을 설치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물리치료는 한방진료와 함께 섬지역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치 9개월이 지나도록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면서 고가의 장비를 들여 놓고도 진료 한 번 못해본 신세가 됐다.

옹진군은 수차례 물리치료사 채용 공고를 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 정규직 전환 등 채용 방식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은 앞서 2014년에도 대청도 보건지소의 물리치료사를 구하지 못했다가 재공고를 낸 끝에 인력을 구하는 등 애를 먹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연평도 보건지소 물리치료사가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지만 대체 인력을 즉시 채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처럼 섬지역 보건지소(진료소)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육지와 왕래가 불편한 열악한 조건 때문. 기간제로 채용한 뒤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뽑다 보니 물리치료사들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덕적도가 지역구인 김성기 옹진군의회 의원은 "물리치료실을 설치한 지 한참 됐는데 치료도 하지 못하고 텅 비어있다"며 "아무래도 섬이다 보니까 지원이 없는데 특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옹진군에는 영흥, 덕적, 대청, 백령, 연평면 등 5개 면에 물리치료실이 설치돼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현재 5개 물리치료실 중 2곳에 물리치료사가 없는 상황이다"며 "덕적도의 경우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사람이 아예 없어 시설이 있지만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