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엔 분석복잡·책임다툼 우려"
"정부정책 영향 잔여물량 불확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랜드마크시티'(SLC, Songdo Landmark City) 개발사업의 초과개발이익을 산출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한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업 중간중간에 초과개발이익의 50%를 환수하겠다는 계획인데, 사업시행자는 '사업 완료 후 환수'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10일 '2017년도 SLC 재무·회계 조사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있는 SLC 사업의 초과개발이익을 산출하기 위한 것으로, 인천경제청은 올해부터 매년 SLC 재무·회계 조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용역 내용은 SLC 투입비용에 대한 조사 및 적정성 검토, 회계감사보고서 분석, 법인 구조 파악, 프로젝트별 사업비 조사, 수입·지출 현황 조사 및 세부 분석, 개발이익 분배 및 재투자 관련 개발협약안 검토·작성 등이다. 이번 용역을 통해 SLC 사업 전반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초과개발이익을 산출하겠다는 것이 인천경제청의 목표다.

인천경제청은 용역 과업지시서에서 "SLC 개발이익 분배에 대한 실질적인 사전 검증 방안으로, 재무·회계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개발사업 투명성 제고, 초과개발이익 산출 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SLC 사업의 초과개발이익 기준은 '내부수익률의 12% 초과분'이다. 인천경제청과 사업시행자(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는 개발이익에 대한 내부수익률이 12%를 넘을 경우, 그 금액을 절반씩 나누기로 2015년에 합의했다. 초과개발이익의 50%를 인천경제청이 환수하는 구조인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협약에 따라 SLC 사업 부지를 3.3㎡당 300만 원에 사업시행자에게 매각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총 7개 블록(공동주택용지) 가운데 3개 블록을 매입했으며, 이 중 2개 블록은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싼 가격에 땅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초과개발이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환수 시기를 놓고는 입장 차가 있다. 인천경제청은 각 프로젝트 또는 블록별로 초과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간중간에 초과개발이익을 환수해야 알맞은 시기 다른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완료한 후에 개발이익 분배를 협의할 경우 ▲분석 작업이 복잡하고 ▲개발이익이 예상보다 적으면 책임 소재를 둘러싼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SLC 사업은 2021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시행자는 사업 완료 후에 개발이익 분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개 블록 아파트 단지는 성공적으로 분양했지만, 나머지 블록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사업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부동산 경기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인천경제청이) 용역을 통해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려는 것은 막지 않겠지만, 중간에 초과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