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Guam) 섬은 필리핀 동쪽 2천400㎞, 일본 남쪽 2천160㎞의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Mariana Islands) 중 하나다. 괌을 비롯해 사이판 등 15개 섬이 마리아나 제도고 괌은 미국령, 기타 섬은 미국의 신탁통치령이다. 괌 섬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1521년 마젤란이었고 1565년 스페인 영토를 거쳐 1898년 미국 땅이 됐다. 2차대전 중엔 일본군이 점령하기도 했지만 1944년 미군이 탈환했다. 면적은 543㎢니까 제주도의 약 3분의 1이고 수도는 아가냐(Agana)다. 그 작은 섬 괌에 갑자기 전운(戰雲)이 뒤덮였다. 북한이 지난 11일 미 앤더슨공군기지가 있는 괌에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괌이 발칵 뒤집혔고 지사는 곧바로 전시 행동요령을 공표했다. '실명할 위험이 있으니 (요격 시) 미사일 불꽃과 섬광을 쳐다보지 말 것, 즉각 뭐든 지형지물 뒤로 몸을 숨길 것, 방사능 물질의 확산 방지를 위해 옷을 벗을 것, 피난 비상용품을 준비할 것' 등이다.
바나나 파파야 멜론 주산지인 천혜의 섬 괌을 '핵 보검으로 까부수겠다'고 위협한 북한은 지금 어떤가. 각 지역 직장별 전시 대비령이 내려졌고 로동신문은 12일 '새로운 유엔제재결의 발표 후 3일 간 전국에서 대학생과 여성을 포함한 347만5천명이 우리 조선인민군 입대를 탄원했다'고 보도했다. 좀 과장된 숫자인 듯싶지만 북한 당국이 그토록 군 입대를 부추기는 속셈은 배급제도가 충실한 평양시 인구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불만분자, 출신성분이 나쁜 시민을 일소하기 위함이라고 12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이 밝혔다. 북·미간의 험악한 전쟁 위협 발언으로 뉴욕 주식시장 주가는 지난 10일의 200달러 폭락에 이어 연일 하락 중이고 유럽 증시도 내리막이다.
오노테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방위상도 지난 10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서 '북조선 미사일이 일본 영공으로 날아오면 격추할 수도 있고 집단자위권 행사 등 존립위기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땅은 태평이다. 사드 배치 '결사반대'엔 일편단심이고 그저께 서울 용산역 앞 광장에선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이 있었다. 지금 그런 거나 할 때 맞나?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