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김동진
김동진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
오늘은 커피를 한잔 마시며, 무심결에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 한 무리의 대학생들, 웃는 모습과 활기차게 걷는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였다. 그러나 또 한 무리는 뭐가 그리 바쁜지 뛰는듯한 걸음과 무표정한 모습으로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 있었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발랄하고 젊음 그 자체와 한편으론 무엇이 저런 무표정을 만들어내고 웃음을 앗아 갔는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왜 상반된 표정을 하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을 'N포 세대'로 부르는 사람도 있고 욜로족, 캥거루족 등 잇단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이들을 지칭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다양한 표현들이 다양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각각의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고 싶다. 우리 기성세대는 이들에게 너무도 많은 것들을 앗아가 버렸다.

직장을 앗아 갔으며, 연애, 결혼 등 청춘으로 즐길 권리를 앗아버렸다. 또한 부모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하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되어버린 캥거루족, 나 자신 또는 우리만 즐기고 살면 된다는 욜로족들의 생각이 우리의 미래, 나아가 자신들의 미래를 앗아가는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저출산의 원인이 되며, 그 원인을 기성세대들이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직장이 있어야, 즉 벌이가 있어야 연애를 할 수 있으며, 연애가 있어야 결혼도 할 수 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결혼해서 한 가정을 꾸리는 잔잔한 행복과, 자녀를 낳고 기르며 너무나도 당연한 큰 행복을 누릴 권리가 그들에게 있음을 상기시켜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잔잔한 행복과 큰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흘러가는 청춘들을 위해서 우리는 그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당연한 권리를!

적당한 일자리를, 그리고 부모 품에서의 독립을, 가정을 꾸리고 자녀의 양육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이런 모든 것들을 기성세대인 우리가 해줘야 한다. 그들은 돌아올 것이다. 아름다운 청춘으로, 행복한 가정으로, 건강한 미래로, 꼭 돌아올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교원임용 절벽도 심상치가 않다. 앞으로 인구절벽 앞에서 일어날 상황들이 압축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신생아가 줄어드니 학생이 줄어들고 학생이 줄어드니 임용할 교원도 줄어드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미리 대처하지 못한 것 또한 우리의 잘못 아니겠는가? 우리 사회가 톱니바퀴처럼 서로를 지탱하며, 굴러가고 있음을 서로가 인식해야 한다. 사회 각층에서 혼연일체가 되어 혼신을 다하고 역할 분담해 해결해 나가야 저출산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의 자녀와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을 얘기하고 싶다.

/김동진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