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공청회
입력 200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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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한 비평준화 고수냐,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평준화냐.”
최근 성남, 부천, 안양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고교 평준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한 고교 입시제도 개선방향 공청회가 17일 성남교육청에서 도내에선 처음으로 열렸다.
학부모와 교사,학생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성남지역 공청회에서는 같은 행정구역이면서도 수정·중원구등 구시가지는 평준화를 이룬 반면 분당구는 비평준화라는 점이 쟁점으로 열띤 공방을 벌였다.
분당 청솔중학교 학부모 안창도씨는 “선진외국에서도 고교 평준화는 일반적인 추세”라고 전제한뒤 “이는 곧 교육의 평등성 강화라는 교육이념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평준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성남 새교육공동체 사무국장인 임정하씨는 “비평준화 지역에서 학생의 학교 선택권은 본질적으로 상위층에 있는 소수 학생들에게만 제한적인 자유를 줄 뿐”이라며 “획일적인 입시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고교 평준화는 절실하다”고 말했다.
학생대표로 나선 신은지양(분당 중앙고)은 “현행 비평준화는 학교 교육을 소홀히해 과외나 학원에서 배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서현고등학교 학부모 윤승의씨는 “평준화는 학생들의 경쟁원리를 말살해 하향 평준화라는 고교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며 “학생 각자의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현재의 비평준화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비평준화를 찬성하는 논리를 펼친 장영하 변호사도 “고교 평준화는 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수있는 권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마저 있다”며 최근 과외금지 위헌 결정을 예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배영인양(서현고등학교)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별도로 학습할수 있는 학습권이 있다”며 “학력차가 큰 학생들이 한 학교에서 공부하면 교사는 수업의 중심을 잡지못해 효율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비평준화 유지를 역설했다.
한편 토론에 앞서 주제발표를 한 한국교육개발원 박덕규 수석연구위원은 “고교 평준화가 교육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다수 주민들이 이를 지지하고 시행방안에 합의한다면 도입을 검토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城南=金炯權기자·tom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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