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무책임하고 비정했다"
"희생 헛되지 않게 진실규명 최선"
가족대표 요청사항 "하나하나 해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취임 뒤 처음으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비롯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 등 200여명과 만났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10초 정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시울은 붉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문 대통령은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참사 직후 정부 대응에 대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비정했다"고 규정한 뒤 "국민 안전과 생명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세월호 희생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를 재천명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및 가족 모두를 청와대에 초청해 현직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월호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정부자씨는 문 대통령에게 노란 보자기로 싼 액자와 약전, 보석함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미수습자 수습 종료까지 수색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줄 것 ▲세월호 선체를 보존해 안전체험 및 교육관으로 활용 ▲세월호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 조속처리 ▲국립트라우마센터 설치 ▲피해자 사회복귀 종합대책 조속 마련 ▲4·16 재단 설립 및 추모공원 건립 ▲생존학생 심리치유 대책 등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로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오늘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조위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이런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믿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만남은 오후 1시30분~ 3시20분까지 진행됐고, 정책실장·정무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 해양수산부 장관·국무조정실장 등 정부관계자 외에 안산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김철민 의원도 같이 했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