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701001156400053591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가천대 길병원
복막전이·재발암 클리닉 운영

■인천 병원 최초 '하이펙' 시행
복강내 온열 항암 화학요법
치료 어려운 말기 암 생존율 높여


"제게 암은 적입니다. 눈에 보이는 하나의 점까지 박멸시켜야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이 '복막 전이/ 재발암 클리닉'을 지난 6월 개소해 운영 중이다. 인천 병원 중 최초로 '복강 내 온열 항암 화학 요법'(HIPEC)을 시행했다.

항암제가 암세포에 전달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으로 인식되는 복막 전이 암세포를 치료하는 장비를 도입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병원 무어스 암센터에서 지난해 1년간 연수하며 하이펙 수술을 통한 복막 전이 치료를 익힌 이원석(외과) 교수가 복막 전이 클리닉을 이끈다. 항암, 영상, 핵의학, 마취 분야 전문의 등 의료진 10명이 복막 전이, 재발암 환자를 치료한다.

평균 수술 시간은 10시간, 무엇보다 의료진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평균 생존 기간이 5~7개월에 불과했던 복막 전이 암 정복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 가천대 길병원에서 시작됐다.

하이펙은 온열에 의해 항암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술법이다. 복막 전이 환자의 환부에 항암제를 투여한 뒤 하이펙을 시행하면 병소 부위 온도가 약 42℃로 유지된다. 암 수술 뒤 항암제에 약 90분간 열을 가해 복강 내부의 암세포를 제거한다.

세포막 변성, 혈관 투과도 상승으로 약물 농도가 높아져 항암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하이펙 수술 환자의 2년 생존율은 43%로 기존 치료에 따른 생존율(16%)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가천대 길병원은 밝혔다.

복막 전이의 대표적 원인 암은 대장암이다. 대장암 수술·항암 치료 후 재발 사례 10건 중 3건 정도가 복막 전이 암이다.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의료계는 대장암 세포가 대장의 장벽을 뚫고 나오거나, 혈관으로 대장암 세포가 이동 중 복막에 붙어 전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40대 이후의 남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다. 대장암 복막 전이의 증상은 '복무 팽만' '간헐적 복통' '체중 감소' 등이다.

이원석 교수는 "복막 전이의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대장암 치료 후 정기적이고 꾸준한 검사를 통해 복막 전이 의심시 빠른 치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