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천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50일도 안돼 고속도로 주변 법면이 흘러내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서울북부고속도로(주)와 주민들에 따르면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는 지난 6월 30일 개통했으며 최근 경기 북부지역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고속도로 주변 법면의 토사가 빗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법면은 도로나 철도를 설치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노면까지 흙 등으로 쌓은 경사면 부분을 뜻하며 도로가 붕괴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 북부지역에 잇단 호우로 산악지형이 주를 이루는 고속도로의 포천시 구간 곳곳에서 법면 토사가 빗물에 쓸려 주변 도로와 농경지로 흘러내리는 일이 빈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포천시 군내면 통과 구간에는 고속도로보다 높은 지형의 법면 토사가 흘러내려 서둘러 보수했지만 고속도로 갓길에는 여전히 토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상태다.

또한 소흘읍을 통과하는 일부 구간에서는 흘러내린 토사와 흙탕물이 주변 밭으로 유입되는 일도 벌어졌다.

법면의 안정을 위해 심어놓은 나무들 역시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뿌리 부분이 고정되지 못해 기울어진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서울북부고속도로(주)가 법면 흘러내림 현상을 보수하기 위한 비용을 보험회사에 청구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주변 주민들은 부실공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찬기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고속도로의 법면이 흘러내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좋은 상황으로 볼 수는 없다"며 "이런 현상만을 갖고 부실공사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북부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최근 폭우가 여러 차례 내리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며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로 철저한 사후 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최재훈·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