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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 중인 한 시민의 카트에 계란이 담겨 있다. 이 마트는 이날부터 살충제 성분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에 대해 유통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계란에서 나온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 내로 침투하면 한국인 등의 동아시아인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 의학' 전문가인 서울대 의대 정보의학교실 김주한 교수는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 내에 들어갔을 때 결합하는 수용체를 세계적으로 공개된 2천504명의 빅데이터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김 교수는 같은 양의 피프로닐이 인체에 침투했을 때 한국인이 다른 인종보다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취약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석결과 한국인은 피프로닐에 대한 취약 위험도가 북미인보다 약 1.3배, 아프리카인보다 약 2.5배, 서남아시아인보다 약 10배가량 높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동물의 기생충 치료에 사용되는 피프로닐은 체내에 침투하면 신경전달물질(GABA)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신경을 흥분시켜 죽게 한다. 이 약물은 사람의 옴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같은 방식으로 신경독성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된 약품이다.

김 교수는 "피프로닐의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아직 인체에 얼마만큼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가늠할 길이 없다"면서 "다만, 이미 공개된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과 인종별 유전자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이 약물에 취약한 그룹과 개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방식의 연구가 향후 식품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맞춤의학 방식의 빅데이터를 응용하면 살충제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봄으로써 우리에게 좀 더 안전한 살충제를 예측할 수 있다"면서 "모두에게 동일하게 처방하고 나서 문제가 생긴 후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