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식품 불량식품도 흔하고 먹는 게 겁난다고 해서 '푸드 포비아(food phobia→식품 공포증)'라는 말까지 생긴 지 오래다. 이 달 들어서만도 맥도날드 햄버거의 덜 익은 고기를 먹은 네 살짜리가 신장장애 판정을 받았고 천안시의 한 초등학생은 입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른바 '용가리 과자'를 먹은 후 위장에 5㎝ 구멍이 뚫렸는가 하면 이번엔 또 살충제 달걀로 난리다. 피프로닐(Fipronil), 비펜트린 등 유독성 살충제에 달걀이 오염됐고 그런 살충제만도 27가지나 된다니 놀랍다. 연례행사인 조류인플루엔자로 숱한 닭을 생매장하는 것도 모자라 달걀까지 무수히 깨버리다니. 달걀이 중국에선 '계단(鷄蛋:지딴)'이다. 蛋은 '새알 단'자로 단백질(蛋白質)이라고 할 때의 그 蛋자고 단백질의 왕이 달걀이다. 또한 지상의 모든 알이 egg고 그 대표도 달걀이다. 육신도 알도 깡그리 인간에게 바치는 눈물겹도록 고마운 닭! 인간의 죄가 크다.
2008년 미국에선 9명이 죽고 714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킨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2015년 9월 21일 조지아 주 올버니(Albany) 연방법원은 그 오염된 땅콩 식품 메이커(PCA)의 전직 CEO인 스튜어트 파넬 피고인에게 무려 금고 28년을 선고했다. 부정식품에 대한 징벌로는 미국사상 가장 엄중했다. 그는 살모넬라균이 혼입(混入)된 사실을 알면서도 오염된 땅콩 제품을 묵인, 판매했다는 죄였다. 2013년 중국에선 1~4월 네 달 동안 무려 3천576명의 부정식품 사범을 구속했다고 그 해 5월 3일자 신경보(新京報)가 보도했다. 병사한 동물을 식육으로 판매했고 심지어 죽은 쥐 고기까지 위장 판매했다는 거다. 그래서 사형까지 징벌을 강화한 게 중국의 부정식품 사범이다.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한 달이면 독기가 다 빠진다는 게 대한의사협회의 권위 있는 변설이지만 19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한국의 살충제 달걀 파동을 '독계란(毒鷄蛋) 파동'으로 보도했다. '독 달걀'이라는 거다. '독'까지야 좀 그렇지만…. 아무튼 '푸드 포비아'를 유발하는 부정식품 사범에겐 추상같은 엄벌이 따라야 한다. 특히 '농피아(農마피아)'에겐…. 살충제 폐해가 어떤 건지 뻔히 알고서도 그랬다면 말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