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검암2 등 '가스 냄새'
100건 넘게 항의전화·문자
북항부두 인근 진원지 추정
주변조사 불구 원인 못찾아


인천시 서구 청라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100건 넘게 제기돼 서구에서 원인규명에 착수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서구 악취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인천 서구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까지 청라동, 원창동 일대에서 가스로 추정되는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이날 구에 전화 또는 문자로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150건. 청라지역 외에도 가정지구 2·3단지, 검암2지구, 공촌동 등에서도 가스냄새가 났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다.

청라2동 단독주택에 사는 김계현(37·여)씨는 "아이의 수업이 끝난 후 함께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가 부탄가스와 비슷한 냄새를 맡았다"며 "청라에 5년 동안 살면서 이 정도로 심한 냄새가 난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냄새가 나자 같이 있던 엄마들이 눈이 따갑다며 서둘러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구는 민원이 접수된 직후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조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악취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는 최초로 민원이 접수된 지역이 북항의 한 물류회사 부두 인근인 점과 21일 오후 서구지역에 남서풍과 남풍이 불었던 점을 고려해 청라지역 남쪽에서 냄새가 북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는 청라지역 인근의 아스콘 공장이나 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는 다른 가스 냄새여서 원인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서구지역에 집단 악취 민원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구지역에는 수도권매립지와 주물공단, 아스콘공장, 화학공장, 북항 등 악취 발생 요인이 많다.

이에 구는 2014년 4월 전국 최초로 '24시 악취민원 콜센터'를 운영해 민원이 접수되면 직원이 현장으로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악취오염물질 누출 여부를 중점 감시하는 등 사업장별 맞춤형 악취관리방안까지 시행 중이다.

콜센터에는 2014년 1천205건, 2015년 1천445건, 2016년 1천750건의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여름철에 접수된 민원은 2014년 960건, 2015년 832건, 2016년 1천300건이다.

구는 여름철 악취 민원 발생을 줄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이번에 원인도 모를 악취 민원이 접수되면서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관내 가스냄새 원인이 될만한 사업체 등을 조사했지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며 "인근 지자체 등에 문의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악취 관련 원인을 규명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