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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6일 미사일 3발을 또 쐈다. 이번엔 괌과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이 아니라 한·미 을지훈련(UFG)에 불만, 쏴댄 단거리 미사일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금년 2월 이후 20발이 넘었다'고 했고 '이번엔 3발 모두 실패(failed in flight)'라고 발표했다가 곧 수정했다. '두 발은 성공했다'고. 그런데 동부 깃대령(旗對嶺) 발사 시점이 묘하다. '북한이 도발 자제 행동을 보였다'며 미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화 기대감을 표명한 지 4일 후였고 '괌 도발을 멈춘 건 현명한 판단이다.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칭찬한 지 3일만이다. 조명균 통일부장관도 언급했다. '대북제재 국면에 변화가 온다면 개성공단부터 풀 것'이라고. 그 소리는 못 들었는지 무시했는지 바로 이튿날 미사일 3발을 쏴댔다.

김정은은 26일 그날 인민군의 서해 기습훈련을 참관, '서울을 단숨에 점령하라'고 했고 남측으로 비난 협박 전단을 뿌렸다. 그러나 청와대는 당일 여당 의원 전원을 초청, 오찬을 만끽했고 그날 발사된 미사일은 '미사일이 아닌 300㎜ 방사포 같다'고 했다. 그런 한국측 평가를 CNN 등 미국 언론이 즉각 전했다. 'Artillery Rockets(대포 로켓)같단다'고. 그런데 북한은 왜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하는가. 아직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인가. 그런 북한에 더 긴장하는 쪽은 한국보다 일본이다. '이번엔 우리 EEZ(배타적 경제수역)를 벗어나 다행'이라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말했지만 지난 5월 29일 미사일은 일본 황금어장인 동해 중앙부 야마토타이(大和堆:대화퇴) 서쪽에 낙하했고 250㎞ 떨어진 곳에서 일본 어선들이 조업 중이었다. 지난 2차 ICBM도 일본 영해에 떨어졌고….

이번 미사일 발사 전날인 25일 CNN은 우크라이나의 ICBM 기술을 훔치려던 북한 스파이 2명을 체포하는 영상을 우크라이나 지토미르(Zhitomir)발로 독점 보도했다. 왜 중국,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였나. 지난 24일 러시아 신예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polev)95MS가 동해 상공에 뜨자 한·일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고 그 러시아에 북한 전문여행사도 설립됐다. 중·러가 더 두렵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