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자전거·장난감 등 공유문화 확산
나눌수록 커지는 이익과 삶의 질도 향상
지자체간 적극적인 연대·협력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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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시흥시장
함께 나누고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 '공유(共有)'이다. 물품에서부터 음식, 공간, 정보, 서비스까지 유형, 무형의 자산을 특정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주고 차용하며 함께 소비하는 현상이 일상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지식 공유 콘퍼런스 '테드'(TED), 대학가를 중심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쏘카'(SOCAR),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 다수가 한집에서 살면서 거실,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 이들 모두는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이제 '공유'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대변되어온 자본주의 시장은 잉여생산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현대인에게 소비를 조장한다. 공유경제는 남아도는 유휴자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고자 탄생했다.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 주차난, 환경오염 등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의 전통 품앗이처럼 '함께'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며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점에서도 공유가 지닌 장점은 크다.

시흥시 역시 다양한 사업에 공유 개념을 적용하며 공유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와 협약을 맺고 자동차 공유를 선도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3월에는 시흥시 공유 촉진 조례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까지 마련했다. 자동차와 더불어 자전거 공유 시스템도 구축했다. 오이도와 월곶역, 정왕역 등 8곳에 설치한 대여소에서는 시민들이 하루 평균 100여 대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고 상반기에만 1만8천여 대의 공공자전거가 시 전역을 누볐다. 대야어린이도서관과 희망장난감도서관은 연령별 장난감을 공유하고, 또래 아이들이 모이면서 육아 정보도 나누고 있다. 관내 고등학교에서 우산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주민이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직접 제안한 사업으로 공유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자원이 공유의 이름으로 재탄생할 수 있지만, 공유 문화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바로 '공간'이다. 공유공간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서로 고립된 공동체들을 연결하는 강력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공간바라지'라는 이름으로 공유공간 시스템을 개설하고 안 쓰는 자원과 그 자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시청,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센터, 중앙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강의실 및 모임터로 사용할 수 있다. 마을의 카페와 작은 공방에서는 조리나 물품제작 등 창작 활동이 가능하다. 관내 경기장과 공원은 시민의 다양한 체육활동을 위해 열려있고 학교, 교회 등 공공시설 주차장도 무료 개방공간이다. 시민 누구나 60여 개의 비어있는 공간을 찾아 관심사와 가치를 공유하며 그들 스스로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간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을 시민이 주체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중심이 되어 교사와 교장을 설득했고, 공유공간을 지속해서 운영하기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장곡중학교에서는 토론과 협의에 따른 공유공간 개설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까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한 여정을 사회적 경제 단원의 교과과정에 담았다. 학생들은 사회적 경제를 비롯해 공유공간, 마을 공동체, 학교 민주주의, 협업의 가치들을 온몸으로 배우는 중이다. 지역 사회 안에서 공유와 자치와 분권이 어우러지면서 동반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공유는 공공의 이익이다. 나눌수록 커지는 이익인 것이다. 무형의 정보이든 유형의 공간이든 공유가 많아질수록 시민의 삶의 질은 높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방정부 간에도 '공유'를 위한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김윤식 시흥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