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교육 과정을 재편하는 인천시교육청의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이 호응을 얻어 확산되는 양상이다. 2015년 인천 남구에서 시작된 교육혁신지구는 올해 중구, 부평구, 계양구로 확대돼 오는 9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인천의 10개 군·구 중 절반가량이 교육 혁신 지구 조성을 위해 인천시교육청과 손잡고 나섰다.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의 시작점인 인천 남구의 비전은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다. 남구는 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해 '마을 자원'을 발굴·관리하고, 진로 체험 교육을 진행했다. 이른바 '남구 온마을 교육 공동체'를 통해 학생·학부모·교사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책임 교육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남구 교육 혁신 지구 사업 참여 학교 아이들은 학교 밖 교육 과정에 익숙해졌다.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교육 장소가 학교 도서관에서 동네 도서관까지 확대됐다. 학교 밖 도서관의 사서가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교문 밖 도서관에 찾아가 책을 읽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됐다.
학생 자치 활동도 활발해졌다.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동아리를 만드는 일이 많아졌고, 시교육청과 남구는 이들 동아리에 활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밖에 시교육청과 남구는 민·관 거버넌스를 올해 구축했고, 교육청과 학교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참여형 혁신 지구를 지향하고 있다.
남구의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다른 기초자치단체의 참여가 올해 늘었다. 시교육청은 지난 3월 중구, 부평구, 계양구를 교육 혁신 지구로 추가 지정해 발표했다. 이어 5월 교육 혁신 지구 업무 협약을 맺었고 이들 3개 지역에서의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된다.
교육 혁신 지구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계양구를 예로 들면 마을·지역 연계 토론 교육 특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계양산 생태 체험', '숲 읽어주는 부모님', '계양의 교통 시설 탐방',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직업 알기', '부평 향교를 찾아서', '어울림 토론 기법 익히기' 등이 계획돼 있다. 마을의 환경, 공공 시설 자원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으로 다른 지역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교육 혁신 지구를 운영한다.
인천의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의 공통점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와 '지역 공동체 의식 회복'이다.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을 처음 시작한 남구의 사업 추진 목적 중 하나는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학령 인구 자녀를 둔 부모들이 동네를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민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면서 '교육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온마을공동체를 꾸려갔다. 올해 신규로 교육 혁신 지구 사업에 참여한 중구, 부평구, 계양구 역시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점에서 남구와 사정이 비슷하다.
교육 혁신 지구 사업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인천시남부교육지원청 이상훈 장학사는 "학교뿐 아니라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품어내고 키워내는 것, 그런 공감대를 확산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좋은 학교'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교육 혁신 지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 지난 2015년 3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경인신공(경인일보로 신나게 공부하기)'이 막을 내립니다. 2년 5개월 간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 고장의 역사', '영화와 시사 속 영어', '논술카페', '창의융합교실' 등의 코너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익한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그동안 경인신공을 알차게 꾸며준 교과 선생님들과,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 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다음 주부터는 '경기꿈의대학' 강좌 소개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새롭게 태어난 교육면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