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가 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에도 교통사고나 돌발상황을 빠르게 처리할 '고속도로 순찰대' 신설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개통 등에 따라 신설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정작 이를 관할 할 전담기구는 정부의 승인에 발목이 잡혀 조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총연장 250㎞(왕복)에 이르는 경기북부지역 고속도로 대부분을 경기남부경찰청 산하에 조직된 고속도로순찰대(이하 고순대) 1지구대가 맡아오고 있다.

경기남부 고순대가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기북부지역까지 올라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간 도로에 이어 지난 3월 개통한 구리~포천 간 도로까지 도맡고 있는 것이다. 경기남부지역까지 합치면 1지구대의 총 관할 거리는 왕복 1천㎞를 웃돈다. 한 팀당 35명씩 3개 팀이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30㎞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이 중 고양, 양주 등 서울외곽순환도로 일부 구간은 인천청 고순대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경기북부경찰청이 개청하고도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고순대가 신설되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여기에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인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마저 개통되면 1지구대의 경기북부 관할 범위는 100㎞ 가까이 더 늘어난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순대 관계자는 "용인사무실에 출근한 후 순찰 구역인 경기북부까지 이동하면 매일 같이 장거리 출장에 나서는 기분"이라며 "이마저도 고속도로가 더 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휘 통솔 관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순대 지휘권이 경기북부청에 없다 보니 지역 실정에 맞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활동이나 교통사범 지도단속 등을 펼치기 어렵다. 실제 2015년부터 최근 3년새 경기북부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총 965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북부청 관계자는 "남부 고순대는 관할 범위가 넓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부는 고순대가 없어 고속도로 사고 예방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북부에 고속도로 구간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고순대가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북부 고순대 신설을 위해 정부에 조직과 인력, 예산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승인만 해준다면 TF(테스크포스)팀을 꾸려 북부 고순대 신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최재훈·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