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회장 경인일보 인터뷰 사진1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책
"나는 나무로 살아왔다. 하지만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앞의 나무도 크고, 옆 나무도 크고 뒷나무도 커서 무성한 숲을 이루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담아 '나는 숲이 된다'는 제목의 시집으로 얼굴을 내밀게 됐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의 김훈동(사진) 회장이 '나는 숲이 된다'(계간문예 펴냄)를 발간했다.

1967년 첫 시집 '우심(雨心)', 2001년 '억새꽃' 이후 햇수로 16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그가 서울대 재학 당시 '시문학'으로 문단데뷔한 지 50년 만에 '계간문예'에 재등단하면서 이뤄졌다.

"'젊어선 시인이, 나이들어선 수필가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동안 많은 시를 써왔고, 이번에 그중 반을 엄선하고 간추려 시집을 내게 됐다"고 한다. "이번 시집을 보면 시에 마침표가 없다"는 그는 "시는 유기체고, 계속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의 수장이기에 앞서 시인이자 수필가로 널리 알려진 그는 시예찬론을 펼치며 적십자사에서 말하는 사랑과 나눔이나 시를 통해 느낄수 있는 감정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얘기했다.

"시는 심오한 미학적 세계이자 가장 짧고도 잘 짜여진 문자예술이다. 싱싱한 운율을 갖고 있어 노래를 듣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는 그는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시는 내게 삶의 에너지를 줬다. 시를 보며 나를 응시하는 또다른 나를 알게 됐다"고 전한다.

주로 그는 뭔가 뭉클하고 목구멍에 뜨거운게 치밀어 오를때 시를 쓴다고 한다. 이번 70여편의 시 역시 그에게 감동과 울림이 가득했던 내용을 담아서인지 에너지와 감동이 넘쳐난다.

"소설은 머리, 시는 가슴으로 쓴다는 말이 있다. 시는 숨찬 일상을 멈추게 만든다. 점점 메말라가고 살벌해지는 세상에서 우리 정서를 순화하는데 시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며 그는 다시한번 시예찬론을 설파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