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마가 이상기상 현상으로 인해 국지성 집중호우의 양상을 보이자 기상청과 학계에서는 장마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랫동안 지속하는 비를 일컫는 뜻이 아닌 새로운 의미를 정립해 이상기상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

수도권기상청은 31일 수원 인계동 별관에서 '최근 수도권 장마 변동성 대응 마련을 위한 장마 특이기상 세미나'를 개최하고 장마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립에 대해 논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중부지방의 장마는 평년(6월 24일~7월24일·32일)보다 일주일 늦게 시작해 지난 7월 1일~29일까지 이어졌고, 기간도 사흘 짧은 29일로 나타났다. 강수일수는 18.8일로 평년보다 1.9일 길었으며, 평균강수량은 487.7㎜로 평년(388.7㎜)의 144%를 기록했다. 특히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가 잇따랐다.

장마철 국지성 집중호우는 장마전선에 숨어 있는 적운(두꺼운 구름) 현상에 이은 대류형 강우가 원인인데, 최근 유독 중부지방에서만 반복되는 국지성 집중호우는 서·동해 해수면의 상승과 동풍을 막는 개마고원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상기상 현상으로 강수량 1천300㎜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미국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패턴이 한반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 즉, 기존의 개념은 현재와 맞지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장마 이후 8월 말까지 이어지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해 학계에서는 포스트 장마라고 부른다. 내년부터 장마를 집중 관측하고 심층 분석해 예측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