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다자녀 혜택 3자녀 가정에 집중된 상황
경기도를 비롯 올해 출산율 '역대 최저' 예상
인구정책 큰 그림에 '2자녀 가정'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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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문화부장
"첫째 아이는 예쁜 일을 해야 예쁘고, 둘째는 보기만 해도 예쁘고, 셋째는 생각만 해도 예쁘다."

얼마전 만난 아동전문가가 자녀에 따라 느껴지는 애정도(?)가 다르다며, 다둥이 부모들이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라며 전해준 말이다. 그 자리에 세 아이를 둔 부모는 없었지만 다들 그 말에 공감했고, 셋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말 뿐이고 어느 누구도 셋째에 대한 계획이나 희망을 구체화해 얘길 꺼내지 못했고 얘긴 더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셋째 아이가 주는 행복감을 알아서였을까. 최근 성남시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셋째 자녀 출산 장려금 1억원'이란 파격적 조례안이 추진돼 화제가 됐다.

'셋째 자녀 출산 때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10년에 걸쳐 분할)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도로 재발의된 것이다. 결국 여야 의원들의 난상토론과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는 진통 끝에 무산(의원 자진철회)되긴 했지만 이를 놓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사실 이 조례가 통과되리라고 본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해당 의회조차도 재정문제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미비한 점 등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하거나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관심이 쏟아졌던 것은 파격적 제도를 넘어 출산정책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온라인상에 쏟아진 의견을 보면 "안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이건 정말 저출산에 가장 현실적 대안인 듯" "셋째 아이에 1억원, 그냥 포기한다" "1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을 줘야한다" "1억원을 줘도 키울 곳(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다" 등 관련 댓글이 도배를 했다. 대체적으로 '하나 낳기도 힘든데 셋은 고사하고 둘만 나아도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현행 다자녀 혜택을 보면, 3자녀 가정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다자녀카드'의 경우, 출발은 3자녀 이상의 가정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카드 발행의 주체인 일부 지자체들이 2자녀 이상 가정으로 수혜자를 확대해 가면서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지자체들이 3자녀 이상의 가정으로 특정짓고 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관심이 많은 주거혜택(주택청약 등)은 3자녀 이상의 가구에 대한 혜택이 주를 이룰 뿐 2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경기도를 비롯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역대 최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경기도는 영유아 인구 감소와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2029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지금의 저출산 기조가 지속될 경우 2033년이면 도내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내 출산율은 2011년 1.31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국가 차원에서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출생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수는 40만6천200명으로 전년보다 7.3%(3만2천여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1.68명)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는 1.24명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경기도 관계자는 "2020년까지 경기도의 출산율을 1.5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을 위시한 인구정책 5개년 종합계획에 대한 큰 그림을 얘기하며 용역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빅 픽처'를 그리는데 있어 3자녀 가정 뿐 아니라 2자녀 가정에도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본다.

/이윤희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