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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 사회부 차장
수원시와 화성시는 역사적·지리적·문화적으로 형제와 다름없다. 1949년 수원군의 읍(邑)이 시(市)로 승격해 수원시(水原市)로 독립됐고, 수원군이 화성군으로 개칭됐다.

이후 지금의 수원시와 화성시로 나뉘어 전국 최고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원시와 화성시는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수원 군공항 이전 등의 현안사업들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양 도시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원 망포4지구 개발로 시작된 수원·화성시 간 경계조정 협상에 화성시가 협조하지 않으면서 8천여가구 대단지 택지개발사업이 위기를 맞았고, 400억여원이 넘는 국비를 확보한 '원천리천 하천환경 조성사업'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화성시가 처음으로 참여해 정조대왕 능행차를 222년만에 '완벽' 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사도세자의 묘까지 간 능행차를 재연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참여하면서 서울 숭례문과 노들섬·수원종합운동장·연무대로 이어지고도 화성시의 불참으로 화성 구간이 제외됐었다.

하지만 최근 수원·화성·서울시가 '2017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23∼24일 정조대왕 능행차를 처음으로 전구간에 걸쳐 선보이기로 했다.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 행사를 시작으로 수원시와 화성시가 화해모드를 넘어서 해묵은 갈등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는 대승적 차원에서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수원 군공항이전 문제 등의 현안 사안을 협의할 수 있다. 지역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양 도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사업을 통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양 도시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고 시민들만을 생각해 큰 정치를 하기를 기대한다. 양 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해, 형제 도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이경진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