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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얼마 전의 일이다. 아니 어이가 없었던 사고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조성한 시흥 목감택지개발지구 내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독사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단순 사고가 아닌, 인재(人災)였다.

필자는 당시, 이같은 사고 사실을 제보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취재를 했다. 한창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 내용에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이런 사고가 최근 조성된 신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을까. 더욱이 놀라운 것은 한두 번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잦은 독사 출몰에 LH와 시흥시에 2년 가까이 민원을 제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민원은 무시됐고 사고가 터진 후 단 반나절 만에 민원은 수습됐다. 주민들이 요구한 안전망이 설치된 것이다. 신문에 보도가 된 후 '사후약방문식' 뒤늦은 민원서비스 행정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늑장 민원 수습에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왜 우리가 이것까지 책임져야 합니까" 라는 식의 대응으로 사건이 일단락됐다.

제일 억울한 것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 2년간 불안에 떨며 그곳에 살고 있었던 입주자들이다.

여기서 그 당사자가 LH 사장이었다면, 시흥시장이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아마 인근에 있는 독사는 씨가 마르지 않았을까?

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내가 피해자, 아니 내 가족이 피해자라는 생각으로 취재를 했고, 그 결과물로 원인자들을 움직이게 했다. 다만 공식적인 사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아파트 주민들이 안도할 수 있는 대책을 이끌어 냈다.

이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우리가 사는 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이 있다.

'네 탓이오'보다는 '내 탓이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사회적 책임자들의 희생, 봉사 정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희생(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법이기 때문이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