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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몇백㎜만 와도 대홍수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미국 남부 텍사스 주엔 태풍 하비(Harvey) 영향으로 무려 1천300㎜의 비가 쏟아져 38명이 죽고 엄청난 수해를 당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수해지역을 위문했는데 백악관을 나서는 24세 연하 멜라니아(Melania) 부인(47)의 복장이 기괴했다. 비가 오는데 시커먼 선글라스를 썼고 빳빳하게 줄선 바지에다 검은 하이힐을 신었기 때문이다. 상식과 예의, 통념 밖이었다. 텍사스에 도착, 에어포스원(전용기)에서 내릴 때도 하이힐은 벗었지만 여전히 선글라스를 꼈고 하얀 운동화에 검은 야구 모자를 썼다. 주변에서 말리고 일러주는 사람 하나 없었나. 머리가 얼마나 무념무상(無念無想) 무개념인지 알만하다. 유고 출신인 그녀는 키 180㎝의 패션모델이었고 보석과 시계 디자이너였다. 미국 영주권을 얻어 트럼프의 3번째 부인이 된 건 31살 때였고….

트럼프는 개인 돈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수재 의연금으로 냈지만 지지율은 30%대다. 작년 대선에서 그를 승리로 이끈 경합 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주민까지도 60%가 '대통령이 부끄럽다'고 여론조사에 답했다. 그런 그가 한·미 FTA 개정에 이어 4일엔 아예 폐기 검토를 지시했다. 북한이 화성12 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으로 쏴대고 6차 핵실험까지 한 와중에 한 지시다. 그의 부창부수는 夫唱婦隨, 婦唱夫隨인가. 하긴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통과 직전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반대 시위대에게 '국회를 에워싸 통과를 막아 달라'고 했고 끝내 통과되자 '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이다, 나라 팔아먹은 짓'이라고 악을 썼다. 모 판사도 같은 말을 했고 김선동 민노당 의원은 의사당 단상에 최루탄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미 FTA로 인해 한국 농업은 망하지 않았고 한·미 양측 모두 이득이 되지 않았던가. 북핵 소용돌이 속에 또 북한과 미국에 특사를 보내자고 국회 연설을 한 여성 당 대표도 있다. 한·미 정상이 40분 50분씩 전화 통화를 해대는 판에 특사 파견이라니! 북측은 또 뭐라 할까. 얼빠진 소리라고 할 게다. 한·미 FTA 반대 때처럼 북측이 찬성, 반기리라고 여기는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