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업계의 임대료 인하 주장이 거센 가운데, 급기야 전면 '철수' 가능성까지 밝혔던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책정 방식을 변경해 달라고 공항공사에 요구하고 나섰다.(9월6일자 7면 보도)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임대료 책정 방식을 고정된 형태인 '최소보장액'이 아닌, 매출규모와 연동되는 '영업요율' 방식으로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공항공사에 보냈다.

현재 임대료 산정 체계는 최소보장액과 품목별 영업요율에 따라 산정된 임대료 중 높은 금액을 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입찰 당시 써낸 연차별 임대료를 최소보장액 기준으로 보면 1년 차는 5천60억 원, 2년 차는 5천150억 원, 3년 차(2017년 9월~2018년 9월)는 7천740억 원에 이른다. 4년 차에는 1조 1천610억 원, 5년 차는 1조 1천840억 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면세점 영업 환경이 나빠진 데다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전면 철수를 검토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라며 공항공사에 시일 내 협의 일정을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임대료 체계가 유지될 경우 올해에만 2천억 원 이상, 계약 기간인 5년 동안 1조 4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사드제재 관련 항공분야 추가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책에는 롯데면세점의 요구와 유사한 임대료 산정체계 도입 검토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국토부 대책의 경우 '검토한다'는 내용인 데다 신규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이미 사업을 하는 면세점에 소급 적용되기는 불가능하다"며 "롯데면세점이 입찰에서 스스로 써낸 임대료이고, 인천공항 여객 수가 증가하는 등 영업환경이 나빠지지 않았으므로 이를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