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 시공업체 3점 부과

'부실 논란' 4년만에 재점화
"판결 확정후 재부과 부당"
A건설측 불복소송 준비


철근 누락시공이 드러났던 인천 B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사건 발생 4년 만에 재점화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주요 구조부의 철근이 누락 시공됐다"는 이유로 최근 시공사에 벌점을 부과했고, 시공사 A건설은 불복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B아파트 시공사 A건설, 감리업체 C사에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벌점 3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주요 구조부를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해 보완시공이 필요한 경우(시공사)"와 "주요 구조부에 대한 검토·확인을 소홀히 해 보완시공이 필요한 경우(감리사)"에 각각 해당한다며 이같이 처분했다. 벌점을 받은 업체는 공공사업 입찰 시 감점 등 불이익을 받는다.

최고 58층, 4개 동, 751세대 규모의 B아파트는 준공을 사흘 앞둔 2013년 3월 25일 2개 동의 내진 구조물에 도면보다 철근이 적게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여 대규모 계약해지 사태가 이어졌고 인천경제청은 그해 9월 시공사와 감리업체에 벌점 1점씩을 부과했다.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이에 불복해 벌점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의 쟁점은 각 구조물 철근 개수가 기재된 아파트 '설계상세도면'이 벌점 부과 기준이 되는 '설계도서'인지 설계도서가 아닌 단순 참고자료에 불과한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1심은 인천경제청의 손을 들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어 벌점이 취소됐고 이 판결은 2016년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이 재판 관련 서류를 다시 분석한 결과 A건설이 2011년 1월 사업변경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설계도서에 '시공상세도면'이 포함됐던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벌점을 재부과했다.

시공사가 참고용 자료라고 주장했던 '시공상세도면'이 정식 설계도서에 포함된 것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에 벌점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철근 누락 부위가 수평 하중에 대한 건물의 저항성을 크게 높이는 내진 설계가 반영된 '주요 구조부'로 판단하고 과거보다 벌점을 높게 정했다.

A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미 소송에서 벌점 부과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됐는데 왜 다시 부과했는지 모르겠다"며 "처분 내용을 살펴본 뒤 소송으로 대응할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