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가보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대통령 방미 수행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방문, 업계 현황을 설명받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직원 상당수 "매출 큰변화 없어"
업체 '반토막' 주장 대조적 반응
간담회서 '임대료 인하' 목소리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는데 어떠세요?"(김동연)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인천공항 면세점 직원)

1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천공항 면세점 매장을 일일이 돌면서 영업 상황을 물었는데, 부총리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영업 환경 변화는 없었다. 김 부총리는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설 등 면세점 업계의 하소연이 계속되자 미국 출국 전 면세점을 둘러보고, 업체들과 간담회를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각 매장을 방문해 일관되게 매출 변화에 대해 질문했는데, 면세점 직원 상당수가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이후에도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SM면세점에서는 "중국 노선 여행객이 빠졌지만, 중소기업이라고 내국인이 뒷받침해줘서 그런지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 있는 국내 브랜드 잡화 매장 직원은 "(사드 보복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조금 줄었지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에서도 매장직원으로부터 "괜찮다"는 반응이 나오자, 김 부총리는 영업환경 악화를 이야기했던 지점장에게 "괜찮다고 하시는데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최근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롯데면세점의 경우는 지점장이 나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며 영업 환경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사드 보복) 전후를 비교해봤을 때 (매출이) 30%에서 어떤 업체는 50%까지 줄어들었다"며 "고급 화장품의 경우 40% 줄어들었다"고 했다.

면세점 시찰을 마친 김 부총리는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에게 "제 생각보다는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그동안은 시내 면세점에서 흑자를 봐서 공항 면세점의 적자를 보전했다. 공항의 경우 고객은 많지만, 임대료가 매출의 40%에 달할 정도로 워낙 비싸 이익이 나기 힘들다. 그런데 이제는 시내에서 어렵다 보니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됐다"고 일종의 해명을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면세점 업체들의 어려움을 듣는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각 업체는 특허수수료 인상 유예,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주도의 임대료 인하 요구에 대해 인천공항공사에서는 "임대료 조정과 관련해 업체와 협의를 하고 공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여객 수가 증가하는 등 영업 환경이 나빠지지 않았고, (업체가) 입찰에서 스스로 써낸 임대료를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