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지사 아들(26)의 마약이 발각됐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서 걸렸다면 어땠을까. 중국에선 50g 이상이면 곧장 사형→집행이다. 외국인도 가차 없다.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후 중국서 마약거래로 사형집행을 당한 일본인이 6명째'라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게 작년 8월이었다. 6번째(60대)는 각성제 3㎏을 거래하다가 공안(경찰)에 검거됐다. 그랬는데 그 '6번째'가 무색할 만큼 7번째 일본인이 광둥(廣東)성 둥완(東莞)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건 그 두 달 뒤인 작년 10월 20일이었다. 중국의 국부 마오쩌둥(毛澤東)은 마약을 '인민의 적'으로 규정했고 중국 근대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게 아편전쟁(1840~42)이라고 교과서는 가르친다. 필리핀은 더하다. 발각 즉시 총살이다. 작년 6월 두테르테(Duterte) 대통령 취임 14개월만인 지난 8월까지 3천800명이 현장 사살됐다.
남경필 아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그곳 유학시절 알고 지낸 중국인 친구로부터 필로폰 4g(130명 분량)을 40만원(한국에선 400만원)에 구입했다지만 50g이 아닌 4g이라도 중국 같으면 10년 징역형은 당할 게다. 필리핀에서 발각되지 않은 건 더더욱 천만다행이다. 남씨는 즉석만남 앱(애플리케이션)에 '얼음(필로폰 은어)을 함께 즐길 여성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잡혔고 2015년 9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사위도 아편쟁이로 밝혀졌었다. 정신을 놓치는 마취약, 심신이 마비되는 독약이 마약(痲藥)이다. 중국에선 '독을 들이마시고(吸毒) 독을 무릅쓴다(涉毒)'고 말한다. 마약을 아편(阿片, 鴉片)이라고 부르는 鴉자는 '큰 부리 까마귀 아'자로 되게 불길한 울음의 새가 그 까마귀다.
그런데도 인간은 아편에 미친다. 인류사상 최고의 천재 셰익스피어부터 그 창조의 근원이 대마 기운이었고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그 군대의 비밀병기도 마약 '페르비틴(Pervitin)'이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명우 다니엘 래드클리프도 대마를 흡입했고 2012년 2월 욕조에 빠져 죽은 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사인도 코카인 사용과 심장질환이었다. 마약 수출로 연 10억 달러를 번다는 나라는 바로 북한이고…. 무방비로 추문에 노출되는 게 귓속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