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긴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지만, 소외 계층을 위한 추석 명절 모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인천공동모금회가 9월 1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하는 '추석 명절 이웃사랑 캠페인'을 통해 접수된 성금은 9천38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억4천371만원의 27% 수준이다.

캠페인 기간이 보름가량 남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추석 캠페인 모금액 8억6천만원, 2015년 7억6천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토요일인 9월 30일부터 본격적인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추석 전 모금할 수 있는 기간은 5일 정도에 불과하다.

인천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금이 가장 피크(peak)여야 할 기간인데 예년만큼 모금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개인 기부는 읍·면·동을 통해 꾸준히 들어오지만, 기업과 단체, 법인의 기부가 줄고 있고 언론에서도 안보·정치·사회적인 이슈가 대부분이어서 긴 명절 소외되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추석은 개천절 임시공휴일과 한글날이 겹치면서 최장 10일에 달하는 이른바 '역대급 연휴'이지만 정작 소외 계층은 길고 긴 명절을 쓸쓸하게 보낼 처지다.

장애인이나 노인 가정의 경우 이동 도우미와 활동 보조인의 지원이 평소처럼 쉽지 않을 우려가 있다. 추석 기간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독거 장애인의 경우 평소처럼 활동보조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최근 각 지자체를 통해 장애인활동보조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해당 시설에 보내기도 했다.

한부모 가정이나 소년소녀가장가정, 저소득 가정의 아동 결식 지원에 대한 대비도 시급한 상황이다. 인천의 한 복지기관 담당자는 "복지 수급자들에게 무상으로 식료품을 제공하는 푸드마켓과 푸드뱅크도 이번 연휴에는 달력의 '빨간 날'에 문을 열지 않는다"며 "복지시설 근로자도 휴일에 쉬어야 해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