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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엔안보리의 북한 고립화 성과는 있나. 지난 3일 6차 핵실험 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북한 대사를 추방한 나라는 7일의 멕시코에 이어 8일 필리핀 태국 우간다, 11일 페루, 17일 쿠웨이트, 18일 스페인으로 이어졌다. 유럽에선 북한과의 유일한 비수교국인 프랑스를 예외로 친다면 스페인의 결단이야말로 주목을 끌었다.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중국'으로 여기는 탓에 유엔가입도 못한 그 대만까지도 지난 22일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비회원국이긴 하지만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겠다는 거다. 대만의 작년도 대북 수출은 56만 달러, 수입은 1천200만 달러였다. 그런 추세라면 미국의 북한 고립화 정책이 꽤는 먹혀드는 듯싶다.

지난 21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유엔안보리 각료회의에서 '북한 핵개발은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했고 므뉴신 재무장관은 '북한과의 거래은행은 미국 내 영업을 못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입국불허 국가에도 북한을 포함시켰고…. EU도 '대북 송금을 1인 1회 1만5천유로(약 2천만 원)에서 5천 유로로 인하한다'고 발표했고 투자도 규제하겠단다. 저러다가 북한은 멀지 않아 완전 고립되는 거 아닐까. 아니다. 러시아에서 '끼따이'로 부르는 중국과 중국에서 '어루어쓰(俄羅斯)'로 호칭하는 러시아가 있는 한 그렇다.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상은 틸러슨이 북한 고립화를 언급한 바로 그날 '어떤 단독제재에도 반대한다'고 했고 왕이(王毅) 중국 외상도 '조선반도의 어떤 긴장 고조도 배격한다'고 말했다. 중·러만이 아니다. 지난달 현재 북한과의 수교국은 무려 154개국(192 유엔회원국 중)이었다.

그런데 북한도 한심하지만 남한도 그렇다. 북한 10만 군중이 김일성광장에서 반미 집회를 벌인 23일 서울에서도 똑같이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반 사드단체가 주한미군 철수를 절규한 거다. 저들의 정체가 뭔가. 어떻게 북한처럼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을 수 있다는 건가. 주한미군 철수 후 전개될 '위험' 정도를 넘어 절망과 암흑사태를 상상이나 해본 건가. 설마 그런 세상을 고대하는 존재들은 아닌지 두렵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