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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개원한 아주대학교 병원 '췌장-담도센터' 의료진 모습. /아주대병원 제공

임상과간 협진·유기적 연계 필수
담낭절제술 전국 두번째 수술기록
"20년 노하우로 도민 건강 길잡이"


심한 복통과 발열, 황달 증상까지 동반한 72세 노인 환자가 아주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극심한 통증에 환자는 혈압이 떨어지고 있었고, 호흡곤란까지 동반된 위급한 상태였다. 급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혈액검사와 CT검사를 받은 환자는 바로 '췌장-담도센터' 코디네이터에게 연결됐다.

코디네이터는 센터 의료진에 SNS로 환자의 상태를 전하고 진단과 치료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SNS상에서 열린 즉각적인 회의를 통해 환자는 담관담석에 의한 담도염, 폐혈증, 담당담석증을 진단받았다. 진단 직후 그 자리에서 의료진은 치료방침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했다.

아주대학교병원 췌장-담도센터는 올 1월 개원했다. 췌장-담도질환은 대부분 응급으로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기시간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췌장-담도 질환 중 대표적 양성질환은 담관, 담낭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이다.

여기에 악성질환인 췌장암, 담낭·담도암의 경우 빈도수는 다른 암질환에 비해 낮지만 워낙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단 후엔 주변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빈도가 높지 않지만, 발생하면 그만큼 위험한 질환인 탓에 췌장-담도 질환은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아주대병원 췌장-담도센터는 외래나 응급실을 찾은 췌장-담도 질환 환자에게 즉시 전문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를 시작한다. 실제로 이런 시스템 덕에 폐혈증까지 왔던 앞서 얘기한 70대 환자는 응급실에 실려온 지 7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또 췌장-담도 질환은 다양한 임상과 간의 협진과 유기적 연계가 필수적이다. 환자의 상태와 원인질환에 따라 치료의 방향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스톱 시스템의 구축은 놀라운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총담관담석에 대한 내시경적 치료에서 경구(經口)적 경로만으로 90.3% 성공률을 보였으며 경구적 경로에 실패한 환자들도 경피(經皮)적 경로 치료에 모두 성공했다.

또 담낭절제술은 연 1천100여건에 달하는데,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수술기록이며 경기 남부지역에선 독보적이다. 췌장암의 경우에도 연간 80건 가량의 췌십이지장절제술을 포함한 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진홍 아주대 췌장-담도센터장은 "췌장-담도 질환을 가진 응급환자를 일반 입원환자와 똑같이 대기 순서에 따라 입원시키면 그만큼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지난 20년 이상 축적된 임상 경험과 노하우가 총 집합된 췌장-담도센터가 탄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며 "췌장-담도 질환은 응급에 준하는 질환인 탓에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치료성적과 예후가 좋다. 앞으로도 신속하면서도 가장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표준 시스템을 발전시켜 도민 건강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