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박용근
박용근 부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청년실업(靑年失業)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당시 기존 취업자의 정리해고가 만연했던 상황에 청년들에게 배정되는 일자리는 찾기가 힘들었다.

현재도 청년실업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15~29세)은 9.4%로 11.2%까지 올라갔던 4월에 비해 비교적 큰 비율로 하락하였다. 하지만 구직활동 중인 학생, 시험준비생 등 잠재적 구직자를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22.5%로 나타났다.

갈 길을 잃은 청년들은 일명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돼 공무원시험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실시된 9급 지방공무원시험에는 약 22만여명이 지원해 21.4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현상이 자칫 공무원사회에 문제가 될까 우려된다. 단순히 취업을 위해 공무원이 된다면 타의 모범이 되고 청렴해야 하는 직업적 소명을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일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열정과 희망이 있다. 신규 공무원 채용과 교육과정에 인성교육과 청렴교육을 강화한다면 그들은 공무원사회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수 있고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존 공무원이다. 국민권익위 자료에 따르면 국제투명성기구의 2016년도 부패인식지수에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 OECD회원국 기준 35개국 중 29위로 청렴한 사회라고 보기 힘들다.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서도 최근 몇 년간 답보 상태며 2016년도 청렴도 측정 결과 금품제공, 위법·부당한 예산 집행 등 부패경험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악화됐다.

국민권익위는 2002년부터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을 시작해 기관별로 순위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청렴도 상승을 위해 많은 시책 추진과 자정 작용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돼 보다 강한 청렴의 의무를 짊어지게 했다.

과거에 비해 공무원 사회가 청렴해졌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공무원 부패, 음주운전, 폭행에 관한 기사를 접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간 청렴도 향상을 위해 추진해 온 많은 정책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재논의해 우리나라 그리고 공무원사회의 청렴도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크게는 반부패 인프라를 공고히하고 공직자 청렴 교육을 더욱 강화하며, 청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 작게는 업무 하나하나에 공무원 개개인의 청렴의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를 넣어 청렴능력을 향상시키고 관리하며, 개인 비위, 특히 4대 중점비위(음주운전, 성범죄, 폭행,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 신세대와 구세대 등 새로운 시대 조류와 함께 조화를 이끄는 청렴 정책만이 우리의 청렴도를 극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청렴도 질적향상을 위해 노력해보자. 청렴실업(淸廉實UP).

/박용근 부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