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내려갈때 벨소리… 별도 공간 마련, 앉자마자 '제안'
현장 못잡으면 단속 어려워, 경인지역 적발건수 손에 꼽아
지난 7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의 한 건물 지하 다방. 입구에는 신장개업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있어 다방이 문을 연지 얼마 안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계단을 통해 지하 다방으로 내려가자 사람이 지나갔음을 알리는 벨 소리가 울렸다. 다방 내부로 들어가니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두침침한 가게 안은 빨간 조명이 비추고 있었다.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자리를 안내하더니 주문한 커피를 가져와 바로 옆에 붙어 앉았다.
손님의 자리는 모두 칸막이로 가려져 있어 다른 자리는 볼 수 없었다. 약 5분간 대화를 하던 중, 여성이 성매매를 제안했다.
'뭘 하러 왔냐. 유사성행위는 3만원, 방에 들어가서 하면 5만원이다' 등 성행위를 암시하는 말을 하며 유인했다. 다방에는 별도의 방이 존재 했는데 이 안에서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도 더딘 정비사업에 '다방' 간판을 내건 변종 성매매 업소가 우후죽순 들어선 상태다.
이들 다방에서는 유사 성행위를 비롯해 성매매인 '티켓' 영업까지 인근 노동자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다.
1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 있는 다방은 모두 713개로, 부평구의 다방이 152개로 가장 많았고 남동구가 148개, 서구가 141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올해 불법 성매매 영업으로 적발된 다방은 부평구 3곳, 남동구 1곳 등 4곳에 불과하다.
경찰은 상당수 다방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실제 지난 8월 경찰이 부평구 동암역 인근 다방 58곳과 계양구 소재 다방 34곳에 대한 성매매 집중단속을 벌이기도 했지만 적발된 업체는 1곳밖에 없었다.
경기도내도 1천700여개의 다방이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한 상태로 불법 영업을 벌이고 있으나, 성매매에 대한 적발 건수는 5건에 그쳤다.
한 단속 경찰은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는 다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첩보를 입수해 단속을 나가도 현장에서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더라도 신체 접촉을 일체 하면 안되기 때문에 경찰 신분을 의심 받는다"며 "신고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첩보에 의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이어 "경찰이 단속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성매매 예방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