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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지난 7일 로동당 중앙위 총회에서 두 여인을 당 간부로 발탁했다. 여동생 김여정(30)과 현송월 모란봉악단장(38)이다. 여성차별이 심한 북한에서 파천황(破天荒)의 이변이다. 로동당 정치국원 후보에 오른 김여정은 백두혈통에다가 오빠 김정은처럼 스위스 유학을 거쳐 김일성대학을 나왔고 김정은의 영향으로 2014년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됐는가하면 김정은의 권력승계 이래 그의 공적인 행사와 스케줄 관리를 맡아 왔다는 게 북한 사이트 NK리더십워치 증언이다. 게다가 2014년 그 해 김정은이 통풍과 당뇨 증세를 보였을 때는 일시적으로 실권 장악까지 했었다. 그럼 가수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당 중앙위원 후보로 발탁된 이유는 뭘까. 그녀는 김정은 부인 리설주(28)와 은하수악단 선후배 관계로 김정은의 애인 설이 파다했고 여성 10인조 밴드인 모란봉악단도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결성됐다. 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노래 '준마처녀'로 스타가 됐고 은하수악단이 있는데도 새로 모란봉악단을 조직한 현송월은 두 가지 사건이 그녀의 존재를 증명했다. 하나는 2013년 8월 그 악단이 제작한 음란영상 사건이었고 발각된 관련자 모두가 처형됐다. 그러나 현송월만은 살아남아 북한판 문고리 권력으로 부상했고 그 이듬해 5월 전국예술인대회 때는 대좌(대령) 계급장을 달고 첫 연설을 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하나 사건은 모란봉악단이 2015년 12월 베이징 대극장(國家大劇院) 공연 3시간 전에 철수한 사건이다. 김정은 우상화 일색인 리허설을 지적당했지만 시정을 거부했고 급기야 왕쟈루이(王家瑞) 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까지 만류했지만 철수를 강행해버린 여장부가 현송월이다.

그녀들 이름이 흥미롭다. 김여정(金與正)보다도 李雪主와 玄松月은 옛날 기녀 이름 같지만 시적인 이름이다. '눈 주인'과 '검은 솔에 걸린 달'이라니! 푸른 솔이 아닌 검은 솔이라 섬뜩하긴 하지만…. 어쨌든 장차 세 여인의 각축이 주목거리다. 감히 김정은 앞에서 시기 질시야 할 수 없겠지만 그의 핵과 미사일 광기 좀 누그러뜨려 줄 수는 없을까. 특히 검은 소나무에 걸린 달님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