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가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 촉진과 공동체 기능 강화 등 순기능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도입되고 있다. 부평구의 실험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충현 부평사회적경제마을센터장은 17일 "마을공동체, 상인회, 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지역화폐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모임을 결성했다"며 "내년에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화폐는 지역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판로 확보가 어려운 사회적 기업의 판매를 촉진하고, 지역주민과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연구모임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8월 결성됐으며, 전국에 있는 각 지역화폐의 장·단점을 연구하고 있다. '부평형 지역화폐'가 성공하기 위해 유통범위와 유통방식 등을 공부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크게 '공공형'과 '공동체형'으로 분류되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공공형 지역화폐는 청년 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이를 지역 내 상점 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관에서 발행·지급하는 만큼 파급력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폐를 받는 상점 등에서 이를 꺼릴 수 있고 공동체 형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공동체형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지역 상점 등이 중심이 된다. 각 상점 등이 지역화폐 이용에 동의할 뿐 아니라, 지역화폐 이용 손님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이다. 반면 화폐 유통 범위가 작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충현 센터장은 "각각의 방식을 잘 조합해 가장 부평에 맞는 방식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모임은 이를 위해 다음 달 초부터 지역화폐를 유통·발행하고 있는 지역의 담당자를 초빙해 강좌를 열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초에는 '지역화폐 발행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시범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인천에서는 서구 지역에서 지난해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해 운영하고 있다. 서구 연희동, 심곡동, 공촌동 상인 중심으로 구성된 '연심회'는 지난해 3억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이용객의 편의성 증진 등을 위해 온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