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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지역사회부 차장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지난 3월 10대 소녀에 의한 인천 8살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희대의 사건이 또 벌어졌다.

천사표 아빠의 탈을 쓰고 엽기적인 살인자의 본색을 숨겨왔던 이영학의 범죄 행위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것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 노리갯감으로 삼은 데다 그 흉측한 범죄에 어린 딸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땅에서 어떻게 자녀를 안전하게 키워야 할 지 고민을 안겨줬다.

세상 사람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어금니 아빠' 사건을 접한 부모들 사이에서 '아이 단속'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초등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필자 역시도 여느 부모들처럼 걱정이 앞서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간다고 하면 절대 못 가게 한다' '절대 아이 혼자 심부름도 보내지 않는다' '아이 휴대전화 전원 상태를 반드시 확인한다' 등 등 극도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등·하교 시간 때면 학교 정문에는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데려가려는 부모들로 붐빌 정도다.

진짜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한창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워나가야 할 아이들에게 오히려 부모가 나서 사회와의 단절로 이끌어야 하는 것 같아 이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동안에는 '절대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지 말라'고 배워왔는데 이제는 모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친한 친구까지도 의심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 흉포한 범죄 사실을 일일이 설명해주면서 친구 집에 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턱대고 하지 말라고 잡아채기에도 부모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이런 현실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추억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자로 인해 모든 사람 얼굴에 근심이 가득 찬 인면수심(人面愁心)의 세상을 그냥 놔두어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각성하고 그에 맞는 해답을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성철 지역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