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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정
이번 추석연휴기간 동안 전국의 고속도로는 역대 사상 최대 교통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이렇게도 많았나 싶을 정도로 답답한 거북이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목적지는 한참이나 남았는데 고속도로 상에 줄지어 서 있는 차량들을 보면 순간 짜증이 확 몰려온다. 이때 나를 더 열 받게 하는 것이 발생한다. 바로 옆 차로에서 가던 차가 얌체처럼 끼어들기를 시도하거나 갓길이나 버스전용차로를 쌩하니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참았던 욕이 나온다. "도대체 교통경찰(고속도로순찰대)은 뭐하는 거야."

우선은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고속도로의 수용 한계를 탓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교통경찰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기분을 상하게 한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 순찰차와 교통경찰이 서 있기만 해도, 끼어들기 같은 얌체운전은 줄어들 것이고, 이에 더해 얌체운전을 단속해 준다면 정말 통쾌할텐데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 말이다.

시민들의 이러한 물음에 인천청 고속도로순찰대에서 근무하는 필자는 궁색한 변명을 할 수 밖에 없다.

"저희가 관할하는 고속도로는 정체라면 1, 2위를 다투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포함하여 9개 노선으로 상습정체되는 진출입로 및 분기점만 30여 곳이 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근무하는 순찰차는 8대뿐입니다. 항상 인력이 부족합니다. 3교대라 출퇴근 시간을 연장하여 지원근무를 하기도 하는데 낙하물이 있거나 교통사고라도 있으면 그쪽에 우선적으로도 가봐야 하니까 고정적으로 배치할 여력이 없습니다. 교통경찰(고속도로순찰대) 증원이 꼭 필요합니다"라고.

고속도로 상 교통 순찰과 교통사고 등 112신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조사 업무도 최근사이 많이 늘어났다. 블랙박스 장착이 일상화되고 곳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면서 작은 사고에 대한 증거가 급증하면서 사고처리 등의 업무도 크게 늘어났다.

치안수요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치안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서비스의 질은 나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차량 보유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고, 고속도로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순찰대 교통경찰의 수도 당연히 증가되어야 한다. 현재 상황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더 큰 폭으로 늘려야만 한다.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이며 가장 큰 관심사안인 만큼 반드시 증원이 꼭 필요하다.

/최원호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