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야구(KBO) 포스트시즌이 종착역에 다가서고 있다. 정규리그 2위인 두산 베어스의 코리안시리즈 2연패가 관심거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결정전이 한창이다.
한국 야구 팬들은 류현진 선수가 뛰는 LA다저스를 응원한다. 정규리그 최고 승률 팀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연승을 거듭, 월드시리즈 챔피언 등극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저스틴 터너와 지구촌 대표 투수 커쇼 등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가파른 상승세다.
MLB 포스트 시즌에서 일본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정규리그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선 다저스 투수 마에다는 기대 이상의 호투로 코치진과 팬에게 믿음을 준다.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컨트롤이 주무기다. 시즌 도중 텍사스에서 영입한 '우승 청부사' 다르비슈도 제3선발로 뛰고 있다. 아메리칸 리그 뉴욕 양키스의 다나카는 빛나는 역투로 디비전시리즈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규리그 후반기에 호투했지만 시즌 막판에 부진했던 게 치명타가 됐다. 류현진은 불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포스트시즌 실종에는 사정이 있다.
그는 어깨 부상으로 2년여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등판을 위한 준비운동 시간이 길다. 불펜진은 갑작스럽게 부름을 받고 불과 몇 분 만에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데, 그의 어깨는 여기에 맞지 않는 것이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그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확의 계절인 가을 야구에서 쓸 수 없는 선수는 값어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는 다저스는 내년에도 가을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 선수가 가을 야구에서 뛰려면 4선발 안에 들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완봉승을 거두고 포효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홍정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