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리고 아웅' 공사 논란
경관 저해·산사태 등 우려
지역 이미지 훼손 지적속
市 '사유지 핑계' 민원 묵살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저러다가 아예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
파주시 광탄면 방축리 소재 금병산 일대가 정상부터 무너져 내리면서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산사태까지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 산은 채석장으로 사용되다 20여 년 전 복구됐는데도 계속 무너져 내리는 등 복구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부실시공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S토건은 1980년대 광탄면 방축리 산 1의 1 일대 11만5천961㎡에 대한 토석 채취 허가를 받아 채석장을 운영해 오다 1998년께 채석을 끝내고 산림 복구작업을 시작해 2003년 4월 준공했다. 당시 채석작업은 이 산의 7부 능선까지 이루어졌으며, 방바닥에 사용하는 구들장 돌(온돌)을 캐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산은 복구작업 후에도 계속 토석이 흘러내리면서 채석 부위가 벌겋게 드러나는 등 주변의 짙은 녹색 산림과 확연히 구별되며 경관이 크게 훼손되자 바위에 녹색 페인트를 덧칠한 경우까지 발생했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복구공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이 산은 다시 채석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바위들이 계속 무너져 내리면서 현재는 정상 부위까지 쓸려 내려온 상황이다.
이 산은 도로에서 빤히 보이는 데다, 인근에 골프장과 벽초지수목원 등 외지인이 즐겨 찾는 다중이용시설이 있어 파주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시는 사유지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주민 A씨는 "예전에 구들장 돌을 캤던 채석장인데, 현대식 난방으로 바뀌면서 문을 닫았다"며 "저렇게 무너지다가 산 하나가 아예 없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 씨는 특히 "이렇게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시청으로 수차례 민원이 들어갔을 텐데, 누구 한사람 확인하는 거 못 봤다"며 파주시의 무관심을 비난했다.
시 관계자는 "복구 당시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자문을 받아 준공했다고 들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인허가 서류도 못 찾았다"며 "토지주에게 관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