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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김창수에서 김구로, 백범의 탄생.'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2015년에 펴낸 책 '인천문학전람'의 '백범일지' 편 제목이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2014년 연중기획 '문학 속 인천을 찾다'란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백범일지'를 인천의 문학에 편입시키면서 '백범일지' 속 인천 관련 장소와 인물을 찾아 나선 바 있다.

당시 취재 결과가 '백범 김구의 탄생 지역은 인천이다'였다. 신생아 '김창수'는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을지언정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주의자 '백범 김구'는 인천에서 탄생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대장 김창수'는 바로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개봉 하루 뒤인 20일 관람한 '대장 김창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영화 속의 내용과 역사적 사실 사이를 빠르게 오가야 했고, 인천 관련한 부분이 얼마만큼이나 반영되었는지를 따지느라 영화에 깊숙이 몰입하지는 못한 듯하다.

그래도 백범이 사형대에 서기 직전 모친이 '이 옷 입고 당당히 가라'면서 새하얀 바지저고리와 신발을 고이 싼 꾸러미를 전하는 장면에서는 목울대가 뜨거워지기도 했다.

영화에서처럼 백범은 인천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동료 수감자들에게 글을 가르쳐 문맹을 떨치게 했으며, 수감자나 교도관을 가리지 않고 소송 관련 문건을 대신 작성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옥살이 과정에서 따로따로 일어난 일이 하나로 합해진 것이나 축항의 노역이 철로 부설 노역으로 대체된 부분 등은 '백범일지'의 내용과 차이가 나는 점이었다.

'대장 김창수'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모을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이 영화의 개봉은 인천의 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인천시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할 수가 있다.

인천의 문학을 얘기하면서 '백범일지'를 빼놓을 수가 없겠고, 백범의 인천에서의 두 차례에 걸친 옥살이 과정 또한 제대로 규명해야 할 터이다. 특히나 인천 감옥을 탈출한 뒤 서울로 가기까지의 인천지역 탈출 경로를 되살리는 문제도 중요하다.

게다가 강화도의 김주경이나 인천 감리서 부근에 살았다던 객주 박영문, 안호연 등 인천 인물에 대한 추적도 무척이나 필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인천시의 문화 정책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기본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들을 차근차근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영화 '대장 김창수'를 보고 난 후의 감상이었다.

/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