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601001425000069311
지난해 10월 말 은행나무 단풍이 물든 먹자거리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 왼쪽) 수십년생 나무 수십그루를 잘라 내 삭막해진 최근 먹자거리의 모습. /시민 제공

市, 보행자전용도로 이유로
가로수 23그루나 폐기 처리
"녹색행정 역행" 비난 빗발
상인들 민원 해소용 의혹도


부천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보행자전용도로를 정비한다며 중심상가 일대(일명 먹자거리) 수십년생 나무를 23그루나 잘라 내 임목 폐기물로 처리해 '녹색행정에 역행하는 엉터리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해당 부서는 녹지부서와 사전 업무협의 당시 수목 단근(지상 위로 자란 뿌리 정비)과 전정 및 이식만 하는 것으로 협의하고도 일방적으로 나무를 잘라낸 뒤 "현장여건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민원 해소를 위해 고의적으로 나무를 잘라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26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 도로관리과가 중동 롯데백화점~부천소방서 앞 공영주차장까지 중심상가 일대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와 보행자 전용도로를 정비한다며 8억6천866만원을 투입, 지난 9월 18일부터 오는 12월 16일까지 종방향 배수로 설치, 보도블록 포장, LED 가로조명등 설치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로관리과는 사업에 앞서 녹지과와 나무 61그루의 수목 단근 및 전정, 31그루는 작동 150의 4 임야에 이식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도로관리과는 녹지과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소 25년생 이상의 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 23그루를 잘라 내 임목 폐기물업체에 처리토록 했다.

이에 주민들과 일부 상인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녹지과에서 지난 17일 현장 확인 후 도로관리과에 "사전 협의한 내용과 다르다. 왜 일방적으로 나무를 베어냈느냐"고 강력 항의한 데 이어 지난 23일 "사업 종료 후 베어낸 23그루의 대체 나무를 식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보행자전용도로 내 자전거 도로 선형 개선과 군데군데 나무가 있어 불가피하게 베어냈다"며 "녹지과에는 (베어내기 전)구두협의를 했다"고 해명했다가 '녹지과와 말이 다르다'는 지적에 "사후에 구두 협의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상인들의 민원 해소를 위해 고의로 베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상인들이 나무를 없애 달라는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했다"면서도 "상인들의 민원을 의식한 것이라면 사전에 녹지과와 협의 당시 베어내는 것으로 하지 않았겠나. 무리한 억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상인들의 민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다른 말을 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