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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타로(麻生太郞)'는 '삼밭에서 태어난(麻生) 맏아들(太郞)'이라는 뜻이다. 그가 지난 27일 각의(閣議) 후 회견에서 "이번 중의원 선거(22일)의 자민당 압승은 북조선 덕분"이라고 말했다. 북풍몰이 덕이라는 소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선거 유세에서 줄기차게 북한 핵과 미사일 위험성과 납북 일본인 등 안보 문제를 강조했고 자민당만이 대처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을 판 거다. 결과는 중의원 465석의 절반이 훨씬 넘는 284석을 휩쓸었고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29석까지 합치면 3분의 2 의석을 넘어 아베가 노리는 평화헌법 9조(전쟁 불가) 삭제 개헌까지 가능케 된 것이다. 아베가 북한 김정은 쪽을 향해 '오카게사마데(덕분에…)' 웅얼거리며 꾸벅 절이라도 했을지 모른다. 선거 직후 아베내각 지지율도 52%로 11%나 상승했다.

일본에선 북한을 '키타조센(北朝鮮)'이라 부른다. 그럼 한국이 '남조선'이라는 건가. 상하 양원도 일본에선 중의원(衆議院) 참의원(參議院)이고 중의원 권한이 참의원보다 강해 실질적인 상원에 해당한다. 미국에선 상원(Senate)이 강력한 권한 행사를 할뿐만 아니라 50개 주의 상징적 대표가 상원의원이다. 그런데 일본의 미사일 영격(迎擊→요격) 시스템이 '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다. Aegis는 그리스신화의 방패고 Ashore는 해변, 물가라는 뜻이지만 그 '해변의 방패'는 완벽하다. 그런데도 왜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면 영격하겠다고 해 놓고 그리 안했나? 지난 8월 29일과 9월 15일 두 차례나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했는데도…. 그게 바로 2차대전 후 '전쟁할 수 없는 나라'로 박아 놓은 대못(평화헌법) 때문일 게다.

아베 정권은 이미 2015년 9월 안보법안(집단자위권)을 통과시켰다. 헌법 9조 삭제 개헌 전초작업이었다. 이제 그들은 그 헌법 개조를 서두를 참이다. 일본에 그런 빌미를 주고 군국주의 부활 꿈 실현에 적극 협조한 꼴이 돼버린 게 바로 북한 김정은 집단이다. 그런데 사위(四圍)가 전쟁 먹구름이건만 국내에서 벌이는 짓거리들이라니! 적폐청산 5개년 계획이라도 세웠다는 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