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지역이 국내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파주 일원 비무장지대와 주변, 김포 평야지대, 안산과 인천 개펄은 대표적 겨울철새 도래지로 국내 조류학계는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과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철새도래지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되고 밀렵행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철새 개체수가 주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조류학계는 다양한 종의 철새가 경기 인천지역을 찾는데 대해 좋은 서식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적 희귀조인 독수리들이 즐겨찾는 파주 적성면 지역은 DMZ를 끼고 있는 곳으로 자연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인천 앞바다 개펄 면적은 약 685㎢의 방대한 규모로 국내 개펄의 25% 가량이나 된다. 특히 강화군을 둘러싸고 있는 개펄은 339㎢에 달하는데다 거의 훼손되지 않아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희귀 철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강화도 남단개펄에 서식하는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은 조류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강화도 북단개펄은 지난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존의 길을 확고히 함으로써 철새도래지로서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안산시 시화호와 대부도 일대도 100여종이 넘는 철새및 텃새 서식지로 개체수만도 수십만마리를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희귀조로는 검은머리물떼새가 어섬과 오이도앞 개펄에 190여마리, 큰고니가 개섬과 시화공단앞 개펄에 21마리, 노랑부리 저어새가 개섬에 4마리, 노랑부리 백로가 시화로내방조제 주변에 55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조롱이와 잿비개구리매도 해마다 2~6마리씩 발견되고 있다.
 국내 조류학자들은 경인지역 개펄과 평야, 하천변을 찾는 철새는 110여종을 넘고 개체수가 수백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적호갈매기와 검은머리 갈매기가 서식하는 송도개펄은 현재 매립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수년내로 이들 철새가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강화 남단개펄의 경우 개발론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다 인근 인천국제공항 개항 등으로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 우려를 낳고 있다. 파주 적성면은 경의선 복원과 도로건설 추진 등 비무장지대와 접경지역 개발무드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방조제로 바닷물을 틀어막은 시화호는 최근 환경단체들에 의해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당국의 허술한 단속망을 틈탄 무차별 밀렵행위도 극성을 부리면서 철새들을 떠나게 하고 있다. 특히 약물에 의한 밀렵은 간접적 피해까지 불러 개체수를 급격히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조류및 환경학계는 “이제라도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인천 앞바다일대 개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파주 비무장지대 인근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조류협회 파주시지부 한갑수 지회장(47)은 “생태계 보고인 비무장지대에 대한 체계적 조사와 함께 동·식물 보호를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과 범 국민 보호운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