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선 사드(THAAD)를 '薩德(살덕)'으로 표기, '싸더'로 읽는다. 배치도 '配置'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部署(부서)'고 발음이 '뿌수'다. 어쨌든 한국 땅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야말로 참으로 치사하고 쩨쩨하고도 잗달고 옹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애꿎은 롯데에 몽니를 부렸고 중국 항공사의 한국 취항을 막는가하면 사드 관련 한국 단체에 해커 공격까지 해댔고 심지어 한국행 우편물까지 막고 조선족 TV시청까지 감시했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웬일로 중국이 몽니를 그만 부릴 참인가.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행 운항을 재개한다는 뉴스다. 상하이 저가항공사인 춘치우(春秋)항공이 지난 7월부터 중단했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제주 노선의 주3회 운항을 오늘부터 재개하고 역시 저가항공사인 지샹(吉祥)항공(Juneyao Airline)도 12월 28일부터 상하이~제주 운항(주3회)을 재재한다는 거다.
중국의 사드 몽니 피해는 엄청났다. 그들이 '樂天瑪特(낙천마특)'으로 표기, '러톈마터'로 읽는 롯데마트를 비롯한 롯데 피해가 1조2천억 원으로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밝혀졌다. 롯데는 중국에 24계열사가 진출했고 롯데마트만도 115점포, 롯데백화점도 5곳이다. 그 24 계열사의 작년 판매고는 3조2천억 원이었다. 롯데뿐인가. 중국의 사드 해코지로 인한 한국 경제 손실은 8조5천억 원이라는 게 지난 5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이었다. 그런데 왜 해코지 몽니가 누그러졌는가. '시 황띠(習皇帝)'라 불리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국가 주석)가 '이제 그만 거두라'는 어명이라도 내렸는가. 그는 '21세기 옹정제(雍正帝)'를 꿈꾸고 있다는 거다. 청나라 전성기 토대를 닦은 5대 황제가 옹정제였고 그가 시 황제 롤 모델이라고 했다.
지난 18~25일 중국공산당 19차 전당대회에서 리커창(李克强) 리잔수(李戰書) 등 6명의 정치국상무위원을 거느린 채 2기 제위에 오른 시 황제의 위엄은 대단했고 그를 찬양하는 '습찬가(習讚歌)'만도 12곡이나 된다는 거다. 어쨌거나 사드 몽니 중단이 반갑고 그게 시 황제 어명에 따른 거라면 그 또한 통 큰 시 황제답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