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등 데이터 유출에 예측·대응
인터넷초연결사회 유망직종 부각
가짜 페이스북 구축·해킹툴 수업
'소통하는 강의실' 자연스레 몰입
지난 2일 오후 7시 부천 원미구 심곡동 부천대학교에서 진행된 경기꿈의대학 '4차 산업혁명과 정보보안 전문가: 모의해킹실습' 수업. 진행 방식은 천자문을 낭독하는 서당과 흡사하다.
교수의 컴퓨터 명령어 선창에 따라 키보드에 얹어진 학생들의 손가락이 바빠진다. 매 시간 실습으로 이뤄지는 강좌라 대학생 조교도 어수룩한 고교생 예비 해커 옆에서 명령어 입력을 거든다.
'4차 산업혁명과 정보보안 전문가: 모의해킹실습'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범죄 가능성을 살펴보며 다가오는 미래의 취약한 지점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강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게 될 정보보안 전문가라는 직업 세계에 대해서도 체험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초연결사회' 플랫폼 위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하는 혁명이다. 사물까지 인터넷으로 연결(IoT)되는 사회에서 무분별한 데이터의 유출을 막기 위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날은 '가짜 페이스북 만들기'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이번 학기 강사를 맡은 김창룡 교수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해킹 코드별로 시각 자료를 만들고 각 코드별 의미를 설명하는 등 재미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chmod 777을 칼리리눅스(해킹 툴)에 입력하고 엔터 치세요. 777은 전 세계 모든 컴퓨터와 운영체제에 적용되는 바이러스예요. 메일에 첨부하거나 메시지로 보내 피해자 컴퓨터에 심을 수 있어요."
이 같은 설명에 따라 학생들은 저마다 필기를 하거나 해킹 툴에 명령어를 입력하며 자연스레 수업 내용에 빠져들었다.
오산 운암고 박준홍(2학년)군은 "화이트해커가 되고 싶어서 매주 오산에서 2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부천에 와 수업을 듣고 있다"며 "모의 해킹으로 기초 지식을 다질 수 있어서 즐겁고 대학도 부천대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조교로 참여한 부천대 컴퓨터정보보안학과 이재웅(19)씨는 "수강생들이 경기꿈의대학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과 커리큘럼을 숙지하고 진학한다면 방황하지 않고 보안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정보보안 기술을 함께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교수는 "정보 공유로 사회가 발전하고 있지만, 공유가 원활해지는 만큼 유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범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에 대한 보안의 중요성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부천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기꿈의대학은 부천대 등 12개 대학 125개 강좌다.
부천대 관계자는 "정보보안 관련 업계는 인터넷 은행과 사물인터넷 등 기술 발전에 따라 현재보다 미래에 더 전도유망해질 것"이라며 "인근 지역 외에도 경기도 각지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