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분산 돌발상황땐 운전자 대응력 현저히 감소
적발건수 해마다 증가… 걷는중 이용 사고위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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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인천 남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경차를 몰던 A(30·여)씨가 휴대전화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는 연쇄 추돌로 이어져 전동키보드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졌다.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으로 인한 교통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의력 분산으로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2014년 내놓은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운전자의 대응 능력은 현저히 감소한다.

실험에서 50㎞/h 속도로 주행하던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을 때 돌발 상황(물기둥)을 만들었더니 실험 참가자 24명 중 13명은 물기둥을 피하지 못했다. 인터넷 검색의 경우 같은 속도·상황에서 참가자 24명중 12명이 돌발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도로 표지판 인식률도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540명 중 53%가 운전 중 스마트폰을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2013년 3만3천536건, 2014년 3만8천887건, 2015년 5만7천345건, 2016년 7만3천276건, 2017년 8월 기준 4만8천362건으로 증가 추세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천4건(사망 24명, 부상 1천681명)에 달했다. 인천 지역에서는 69건(사망 2명, 부상 111명)의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걷는 보행자들도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무단횡단 및 스마트폰 사용 실태조사 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조사 대상자 1천616명의 95.7%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1회 이상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20%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보행자의 스마트폰 사용을 법적으로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뉴저지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전송 시 벌금 85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교통안전공사는 "과도한 개인규제라는 의견도 있지만 운전자에게 전방주시 의무와 안전운전 의무가 있듯이 도로이용자인 보행자 역시 안전한 보행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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