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허술한 감독과 취급업체의 관리소홀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께 수원시 이목동 오리뜰삼거리 부근에서 염산을 실은 탱크로리(용량 22t)에서 염산이 누출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12대와 인원 29명을 동원해 염산이 뿜어져 나오는 탱크 틈을 막았다.

수원시와 한강유역청 관계자들이 보호복을 착용하고 흡착포로 누출된 염산을 수거했다.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용인 처인구의 한 도로에서 톨루엔이 유출됐다. 5t 화물트럭이 경사로를 달리다 톨루엔 용기(850㎏) 2개가 떨어져 도로에 유출됐다.

들이마시면 뇌가 녹는 환각물질로 지정돼있는 톨루엔 유출사고로 화학물질관리원은 이 사고를 '운송차량 사고관리소홀'로 분류했다.

이 같은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도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총 60건으로,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총 233건의 26.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관리·감독을 해야 할 환경부는 사전예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정기점검 등 관리 자체를 해당 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는 법체계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화학물질관리법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설치·운영자는 주 1회 이상 해당 유해화학물질의 취급시설 및 장비 등에 대해 정기 점검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탱크로리나 트레일러 등 운반 장비의 부식이나 손상·노후화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화학물질 운반 탱크로리의 경우 사실상 점검 주체가 운전자에게 전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노후 장비 교체 주기를 앞당기거나 점검 실태 파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