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건물 빼곡한 도심에 푸른물길 열려
400억 투입… 아이들에 자연학습장 선물
유흥업소 대신 커피숍 등 힐링공간 탄생
부천(富川)은 이름 그대로 예로부터 물이 풍부한 도시로 유명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심화 과정을 겪으면서 심곡천, 구지천 등 많은 하천이 복개돼 상부에 도로와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국가 하천인 굴포천과 소하천 7개소를 제외한 모든 하천이 그렇게 사라졌다. 복개된 하천은 하수도로 이용돼 왔으나, 도시재생 및 신도시-원도심 간 균형발전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심곡천 복원사업'이 제안됐다.
심곡천 복원사업은 소명여고사거리~부천시보건소 앞 950m 구간(폭 18.6m)에 진행됐다. 2014년 12월부터 복원이 진행돼 지난 4월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5월부터 시민들은 심곡천을 거닐 수 있게 됐다.
국·도비를 포함해 4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인 심곡천 복원사업을 통해 부천시는 친환경 도시로 거듭났다. 사라졌던 물고기와 나비, 잠자리, 귀뚜라미는 물론 왜가리까지 찾아오는 등 훼손됐던 생태계의 균형이 회복되고 있다.
30년 만에 복원된 심곡천 생태계는 어른들에게는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줬고, 아이들에게는 그대로 자연 학습장이 됐다. 시는 심곡천 전문 해설사(2명)를 배치해 초등학교, 어린이집 등 다양한 교육 기관에 홍보 및 현장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심곡천은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도심에 푸른 물길이 조성되면서 도시경관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물론, 과거 유흥업소 일색이었던 곳이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커피숍 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권으로 변화되면서 건물 가치까지 동반상승했다.
심곡천 주변으로 버스킹을 비롯한 지역 행사들이 몰리면서 문화 체험의 공간이 된 것도 큰 변화다.
또한 도로부분인 상판 철거와 물길 조성으로 여름철 도시 온도가 3℃ 가량 떨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인근 주민들의 생활 패턴도 바꿔놨고, 심곡천은 하루 1천~2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주민들의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