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입장 밝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을 방문하기 위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지 각료 및 바레인 주재 외교사절 등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지나간 6개월은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이것이 개혁이냐, 감정이냐, 정치보복이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바레인 문화장관 초청으로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외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세계의 경제 호황 속에서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아야 할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 국가를 건설하고 번영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를 파괴하고 쇠퇴 시키는 것은 쉽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 뒤 "우리는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깊어져 걱정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경제가 번영하고 짧은 시간에 발전하면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은 개혁해 나가 돼 긍정적인 측면은 이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군과 정보기관이 불공정하게 다뤄져 우리나라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전진해서 튼튼한 안보 속에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jpg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과 관련해 보고 받은 것이 있는 가"란 질문에는 "상식에 벗어난 질문은 하지 말라"며 "그 것은 상식에 안 맞다"고 답하는 등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입장표명은 하지 않았다.

뒤를 이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잘못된 것 밝혀지고 처벌돼야 한다"고 전제 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시시콜콜한 부분에 관여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세상의 어느 정부가 댓글을 지시하느냐"고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해 부정했다.

이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면 되는 것이지 전체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은 국가안보 전체에 위태로운 것을 가져오는 일"이라며 "필요하면 때가 돼 이야기할 기회가 오면 그때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 정부로부터 정식 초청을 받아 한국의 성장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나가는 것인데 출국금지를 하자는 말이 나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는 바레인 문화장관 초청으로 2박4일 일정으로 바레인을 방문, 현지 각료 및 바레인 주재 외교사절 등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경제발전사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김신태기자 sinta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