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교육 차원… 1년 가까이 준비
어학당등 '고유문화 보존' 노력도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지난 11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문화사랑방에서 미얀마 난민 초등학생 6명이 한국의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 연극을 선보였다. 학생들의 연기가 서툴기도 했으나 중간중간에 "친구들, 술래가 어디에 숨었는지 알아요?"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하는 등 유창한 한국어로 연기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호랑이 역을 맡은 김락(부평서초2) 군은 "연극을 준비하는 것도 즐거웠고, '어흥'이라고 하는 부분이 특히 재밌었다"며 "(연극이) 끝나고 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극에 참여한 6명의 학생들은 지난 2015년 12월 재정착난민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난민지원센터'에서 9개월간 한국어 교육 등을 받은 뒤 지금은 인천부평서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어울림 이끌림'이 재정착난민들이 한국어를 더 재밌게 익힐 방법으로 법무부에 연극을 제안했고, 학생들은 지난해 말부터 1년 가까이 연극을 준비했다.
이날 연극 시작 전에 재정착난민들이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마련한 '카렌어학당' 개소식도 함께 열렸다. 재정착난민으로 한국에 온 미얀마인은 대부분이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이다.
소 쿠 투(Saw Khu Htoo) 씨 등이 운영하는 '카렌어학당'은 카렌 민족 고유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재정착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통문화를 가르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뚜라 땃 우 마웅(H.E Thura Thet Oo Maung) 주한 미얀마 대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우리는 다 같은 형제"라며 "재정착한 카렌족 난민들이 전통 언어와 문화를 잃지 않고, 이곳에서 잘 적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예정된 재정착 난민 86명은 모두 입국했다. 초등학생들은 각 지역 학교에, 언어습득이 상대적으로 느린 중·고등학생들은 다문화학교인 '한누리학교'에 다니고 있다.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채보근 이민통합지원센터장은 "재정착난민들은 모두 가족단위로 국내로 들어왔으며,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추가로 재정착난민을 수용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