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박인우 선생 사진전 '민초 소나무' 통해 서민 삶 응원… 15일~21일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서
'소나무 사진' 하면 흔히들 배병우나 장국현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떠올린다. 국내외적으로 확고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고, 소나무에 관해선 독보적이라 프로의 세계에서 그들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소나무'를 테마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그들을 뛰어넘거나 뭔가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줘야만 프로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롭고 독특한 걸 찾아내기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그런 사진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가 있다. '사진계의 서태지'라고 하면 설명이 쉬울지 모르겠다.
그는 하얀 인화지라는 정적인 공간에 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다. 작가가 상상하는 것을 평면에 그대로 담아낸다. 그의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은 소나무에 더해 자연현상(비, 바람)과 조명이 전부다.
여기에 완벽한 찰나를 담기 위한 길고긴 작가의 기다림과 끈기, 체력이 더해진다. 흔히들 사진작가에게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에게 이런 날은 활력이 솟는 날이다. 카메라를 메고 소나무를 만나러 가기 때문이다. 그가 카메라에 담는 소나무는 누가봐도 잘 생기고 탄성이 절로 나는 소나무가 아니다.
꺾이고, 부러지고, 도로변에서 힘들게 생을 살아내고 있는 등 이른바 '민초 소나무'다. "잘생긴 명품 소나무는 아니지만 이를 명품으로 표현해 하찮게 볼수 있는 것들을 명품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몇번이나 벼락 맞을 고비를 면했다. 비오는 날 카메라들고 나가 대충 몇장 찍는 수준이 아니라 영화촬영하듯 수백㎏에 달하는 조명장비를 갖추고 치열하게 촬영에 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그 어떤 것보다 힘이 있고, 그가 강조하는 독창성, 명품성, 논리성의 3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다.
"무지개처럼 우연히 찍을 수 있는 사진도 있겠지만 작품이 되려면 작가의 사상, 철학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민초 소나무와 서민의 삶은 닮았다. 소나무가 비·바람에 가지를 하나둘 내어주고 400~600년을 살아가듯 우리 민초들도 굴곡진 삶을 살아내는 소나무를 보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얘기한다.
이런 그가 민초들에게 힘을 전하는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오는 15~21일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 1층 본관 전시장에서 만날수 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