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재원구성 자생력 갖추고 비전 제시를
주민 문화욕구 충족위해 지자체와 교감 유지
인천시에도 도서지역인 옹진군을 제외하고 9개의 지방문화원이 존재하며, 우리 구의 '남동문화원'도 지난 2004년 8월 3일 구의 전액 출연으로 설립됐다.
법령에 따르면 지방문화원의 설립은 회비 등 자체재원으로 지역문화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고 필요한 시설을 갖춘 경우에만 인가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 조직과 운영재원, 시설 및 사업적 측면에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때 설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많은 지방문화원이 설립 능력이나 요건, 지역기반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와 준비 없이, 우선 만들고 보자는 식으로 우후죽순 설립된 탓에 정작 운영이나 역할에 있어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자생력 없이 지자체에 의존하는 운영방식 때문에 지역문화 발전의 중심이나 거점이 아닌, 특정인들의 사조직으로 전락해 버리거나 실적부진과 운영부실로 문화가 필요한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기도 한다.
이와 함께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 새롭게 등장한 문화관련 기관, 단체들로부터도 질타와 경쟁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그 위상이 위태해진 것이 현실이다.
지방문화원은 지역의 향토문화를 진흥하며 지역 주민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반드시 극복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문화원이 위상을 재정립하고, 기능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그 지역의 문화적,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야 하는 대표성이 있는 중요한 기관으로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인적구성과 품격을 갖춰야 한다. 향토자료 수집과 향토사 발굴, 지역의 고유문화를 개발하고 보급·전승 및 선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그들이 동참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아울러 스스로 사업과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폭넓은 재원구성으로 자생력을 갖추며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체재원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기대서 단순히 지자체 사업을 위탁받거나 동 주민센터 혹은 문화센터 수준의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문화원이라면 그 존립가치에 대해 깊이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해야 하며, 변화와 적응을 위한 자성과 자구노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의 교감과 협력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방문화원의 서비스 대상은 그 지역의 주민이며, 문화원이 그 지방의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그 지역을 대표한다는 뜻인 만큼 지자체와의 상호협력은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역, 마을마다의 문화를 진흥시키는 것은 주민자치의 뼈대를 이루는 일이다. 지역의 문화기회가 확대되고 문화수준이 높아지면 주민이 행복해진다. 문화는 공동체의식 제고와 사회 통합의 첫걸음이다.
이러한 지역 고유의 문화를 진흥시키고 활성화하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주체로서, 지방문화원이 하루빨리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위상을 드높여 지역 문화의 중심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장석현 인천 남동구청장